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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이수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예전에는 이런 달콤한 말 몇 마디만 건네면 이도영은 금세 풀어지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문밖에서 이 대화를 듣고 있던 이진아는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도영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려다, 뭔가 떠올린 듯 다시 천천히 자리에 앉더니 일부러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뭐 하러 왔어? 나 다리 부러진 지 벌써 열여덟 시간 됐거든? 차라리 내가 죽고 난 다음에 오는 게 더 낫지 않았겠어?” 그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괜히 화를 내다가 이진아의 손이 텅 빈 걸 보자, 괜히 더 열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병문안을 올 때 꽃이라도 한 다발씩 들고 오는데, 진짜 친누나라는 사람이 빈손으로 온 거야? 이건 뭐, 나를 얼마나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는지 대놓고 증명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혼자만의 결론을 냈다. ‘나를 이용해 먹을 땐 언제고, 이제는 필요 없으니 버리는 거구나...’ 마음속 분노가 더욱 끓어올랐다. “이진아, 꺼져. 너 같은 누나는 병문안 안 와도 돼.” 하지만 이진아는 이미 이 녀석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원래 이도영은 원하는 게 있을수록 입으로는 정반대의 말을 했다. 그녀는 조용히 옆에 앉아, 침대 머리맡에 놓인 과일을 집어 들었다. 그러곤 태연하게 사과 껍질을 깎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도영의 속에서 끓던 화가 절반은 스르륵 사라졌다. 이진아는 금세 사과 하나를 깎아냈다. 강서준이 손을 뻗어 받으려는 순간 그녀는 그 깎은 사과를 자기 입으로 쏙 넣어버렸다. “누나! ” 이도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가슴이 요동쳤다. 다리가 멀쩡했다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빙긋 웃으며 사과 한 조각을 더 잘라, 그 앞에 내밀었다. “안 놀릴게. 자, 먹어.” 이도영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욕을 삼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녀 손에 말려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먹고 싶었기에 몇 초간 어정쩡하게 버티던 그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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