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6화
소파에 앉은 온예슬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승준의 모습에 입을 열었다.
“처음에 우린 모르는 사이였어. 사실 엄마가 할아버지랑 했던 약속이 있어서 날 강제로 너와 결혼하게 만든 거야. 너는 이 결혼에 반발해서 홧김에 해외로 나가 3년 동안 있었고. 이게 너와 내가 결혼한 이유야. 보잘것없지? 예전에 아버지의 위협으로 어쩔 수 없이 유씨 가문에서 많은 걸 가져갔어. 다 내가 잘못한 거지.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는 더 이상 그 사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어졌어.”
온예슬은 창밖의 노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완벽한 어머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이 의지하며 살아갔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어 더욱 애틋했다.
온예슬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진짜 온씨 가문이 망하기를 바라. 그래서 얘기하는 건데, 온씨 가문을 도와줄 생각은 절대 안 했으면 좋겠어. 기억나는 게 없겠지만 그냥 도와주지 마.”
유승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천천히 품에 안았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온예슬은 온씨 가문 사람들에게 심한 압박을 받으면서 수없이 많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중 가장 큰 건 남편인 유승준이 그녀의 편에 서서 지켜주고 더 이상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비록 내면 깊숙이 여자는 자기의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유정혁에게 그런 조건들을 요구할 때마다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온예슬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고 그냥 조용히 유승준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
한참 후 그녀는 옆에 있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잠이 들었다.
유승준은 온예슬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할아버지, 힘을 좀 더 써주세요. 온씨 가문을 일주일 내에 몰락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큰 빚을 지게 해야 해요. 그 인간들이 예슬이를 이렇게 괴롭혔을 줄은 아예 몰랐어요. 정말 너무하네요.”
휴대폰 너머로 유정혁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