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6화
유승재의 얼굴은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지금 이대로 심윤철이 대통령을 만나기만 하면, 앞으로 대통령 곁에서 가장 신임받는 사람은 틀림없이 심윤철이 될 터였다.
그동안 유승재가 그 자리를 오래 지켜 왔고 여원훈의 신뢰도 두터웠다. 이재희의 심문을 맡긴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유승재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심윤철이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부하들에게 급히 수소문을 시키자, 심윤철이 지금 항구 쪽에 있으며 곧바로 대통령 관저로 출발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이쪽에서 심윤철을 가로막을 수 있는 거리였다. 유승재는 망설임 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
한편, 유승재가 움직인 것을 확인한 심윤철은 그제야 여원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통령님, 이진아와 강현우의 동선을 확보했습니다. 지금 바로 가서 상의드리고 싶습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놈들을 놀라게 할까 봐요.”
수화기 너머에서 여원훈의 목소리가 놀람과 환희로 떨렸다.
“확실해?”
“확실합니다. 이진아의 최근 사진도 확보했어요. 지금 바로 전송하겠습니다.”
사진이 전해지자 여원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수배 전단의 사진과 하나 다르지 않았다.
여원훈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좋아. 당장 이리로 와. 확인되는 대로 사람을 투입하자.”
심윤철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알겠습니다.”
바로 그다음 순간, 거대한 충격음이 전화기 너머로 터졌다. 차가 심하게 들이받힌 소리였다.
여원훈이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심윤철!”
심윤철은 누가 보낸 사람들인지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다친 척 숨을 몰아쉬었다.
“대통령님... 누가 제 뒤를 밟고 있던 모양입니다.”
심윤철은 창문을 조금 내려 상황을 확인하며 계속 보고했다.
“유승재입니다!”
마침 스쳐 지나가는 차의 운전석에서 유승재가 비웃듯 입을 열었다.
“대통령을 만나게 내버려두지는 않겠어.”
목적은 이미 달성했기에 심윤철은 곧장 창문을 올렸다.
운전석의 부하에게 재촉했다.
“빨리 빠져.”
그러면서도 여원훈과의 통화는 끊지 않았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