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이진아는 어이가 없어 그냥 무시하고 가려 했다. 그런데 강서준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혹시 나랑 수아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수작이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강서준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었다.
그때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강현우를 보게 되었다.
어두운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앉아 있어도 기세는 여전히 당당하고 차가웠다. 또 사람을 멀리하는 듯한 분위기가 흘렀다.
얼굴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잘생겼다. 마치 그가 나타나는 곳은 빛과 그림자마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이진아와 강서준이 딱 붙어있어서 오해를 사기 쉬웠다. 이진아가 밀어내려던 그때 강현우가 입을 열었다.
“직원 수칙 제98조, 사내 연애 금지.”
그녀는 순간 머리카락이 다 쭈뼛 서는 것 같았다.
‘완전히 오해한 것 같은데.’
강서준이 과장까지 보탰다.
“삼촌, 진아가 억지를 부려서 달래고 있던 중이에요. 그래도 내 약혼녀인데 나 때문에 강인 그룹에 출근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요. 얘는 어릴 적부터 집안일도 하기 싫어했고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능력도 없어서 이 회사에 어울리지 않아요.”
그의 말에 이진아는 속이 다 메슥거렸다.
‘이수아랑 잠자리할 때는 내가 약혼녀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서는. 안 되겠다. 강서준이랑 파혼부터 해야겠어. 더 이상 역겨운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진아의 시선이 강현우에게 향했다. 뭐라 해명하려던 그때 강현우의 시선도 그녀를 향해 있었다.
강현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이진아는 심장을 짓누르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온몸이 굳어버렸다.
주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현우가 뿜어내는 기세에 짓눌린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강서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이진아를 껴안고 있던 한쪽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점을 알아차린 이진아가 속으로 비웃었다.
‘허. 쓸모없는 인간.’
강현우는 이미 휠체어를 돌리고 다른 복도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떠난 순간 공기마저 가벼워지는 듯했다.
강서준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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