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이도영의 눈빛이 흐릿해진 것을 본 이진아는 옆의 찌그러진 차 문을 힘껏 밀어냈다.
"입 다물어. 넌 안 죽어. 할 말 있으면 직접 가서 해."
이도영은 말할 힘도 없이 그대로 기절했다.
이 묘지는 제례하러 오는 사람들이 부족하지 않으니 반드시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사고를 일으킨 자들을 유인하는 게 최선이다.
이진아는 비탈길을 향해 돌진했고 그들이 모두 자신을 쫓아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이도영이 빨리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지길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 어깨 부상은 치명적이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비탈 아래는 울창한 숲이었고 미친 듯이 달린 이진아의 얼굴에는 어느새 가시에 긁혀 생긴 핏자국이 가득했다.
하지만 신경 쓸 틈도 없이 더욱 속도를 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전례 없는 힘이 생기기 마련이다. 양손이 모두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이진아는 오직 앞으로 달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배후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녀를 죽이려 든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었다.
개울가에 닿자 이진아는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흐름에 휩쓸려 내려가던 초반엔 의식이 있었지만 점점 모든 게 흐릿해졌다.
그녀를 추격하던 남자들은 행방을 찾지 못하자 개울에 휩쓸렸을 거라 짐작하고 하류를 두 시간이나 수색했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중 한 명이 침을 뱉으며 말했다.
"그냥 죽었다고 얘기하자. 나머지 4억을 안 받을 이유가 없잖아."
"맞아.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물에 빠진 거면 살 확률은 제로야. 여기 강을 따라서 내려가도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누가 구해줄 가능성도 없어."
그들은 의논한 뒤 바로 이수아에게 연락했다.
이수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에 흥분한 나머지 입술이 떨렸고 눈빛에서는 살벌한 광기가 느껴졌다.
"좋아. 남은 금액은 바로 보낼 테니까 당분간 쥐 죽은 듯이 살아."
그들은 서로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뒤 잔금을 받자마자 이진아를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사라졌다.
이진아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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