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이진아가 차에서 내렸을 때 이수아는 이미 차를 타고 떠난 뒤였다.
방금 이수아가 탔던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 진한 향수 냄새가 남아있었다. 이수아는 오늘따라 한껏 꾸미고 나온 모양이었다.
’강서준을 보러 온 걸까?’
이수아는 단체 채팅방을 잠깐 보고서야 강서준이 지난 며칠 동안 회사에 나오지 않은 걸 알아챘다.
10일 뒤면 이 두 사람의 결혼식인데 당사자들은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로 가지 않고 바로 강현우의 사무실로 들어가 상황을 보고하려 했다.
그런데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표님은 어디로 간 걸까?’
그녀는 살금살금 옆의 휴게실로 다가갔고 막 노크하려는 순간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너희들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마. 예전처럼 날 싫어하지 않으니 절대 실수를 해서는 안 돼."
"나도 어쩔 수가 없어. 그 여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못 하겠어."
이진아는 피곤함이 섞인 그의 애틋한 말투를 듣고선 손가락이 굳었다.
’누구랑 통화 중이지? 그 여자는 또 누구야?’
강현우가 이정도로 아끼는 사람은 강서연뿐인 듯하다.
‘드디어 유씨 가문의 첫사랑을 포기하고 강서연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걸까?’
이진아는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사무실 소파로 돌아가 앉았다.
멀어지니 그의 목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강현우는 10분 후에 나왔고 그녀를 보자마자 잠시 멈칫했다.
이진아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대표님, 원장님을 이사시키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일주일 정도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
그는 무심하게 손에 든 자료를 넘기며 이 일에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이진아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렸다.
망설이는 사이 사무실 문이 홱 열리며 강서준이 들어왔다.
강서준은 그녀를 보자 완전히 충격에 빠진 듯했고 급히 다가와 그녀를 잡고선 꽉 껴안았다.
숨이 막혀온 이진아는 자연스레 무릎을 들고 그의 가장 약한 부분을 공격했다.
당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능수능란하게 피한 강서준은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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