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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강윤석은 안도하며 핸드폰을 집사에게 건넸다. 책상 앞에 무릎 꿇고 있던 강서연은 할아버지가 너무 빨리 전화를 끊자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삼촌이 뭐래요?” “이진아 안 좋아한대.” 강서연은 주먹을 꽉 쥐고 눈물을 흘렸다. ‘역시 좋아할수록 부정하는구나.’ 어르신은 다시 붓을 들었지만 강서연이 슬프게 흐느끼는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넌 왜 그렇게 현우 결혼 문제에 신경 쓰는 거냐? 차라리 네 어머니를 설득하는 게 낫지 않겠니? 집안 망신 시키지 말고.” 강서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다리가 저릿했다. 그녀는 눈물을 대충 닦으며 물었다. “할아버지는 이상하지 않으세요? 삼촌처럼 뛰어난 사람이 다리를 다친 후에도 이진아를 벌하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이진아 좋아한 게 아닐까요?” 강윤석은 한심해서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니까 네 말은 진아가 네 오빠를 쫓아다닐 때부터 현우가 그 아이를 짝사랑했다는 거냐?” 그런 외모와 지위를 가진 강현우가 짝사랑을? 강서연은 더욱 격하게 울었다. 세상 누구도 삼촌이 이진아를 좋아한다는 걸 믿지 않으니까. 오직 그녀만 알고 있었다. 강서연은 주먹을 꽉 쥔 채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반드시 증명해 보일게요.” 그러고는 자리를 떠났다. 강윤석은 자신이 쓴 멋진 필체를 바라보다가 붓을 내려놓고 집사에게 말했다. “이번 설은 전부 집에 돌아오라고 가서 알려.” 집사는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강서연은 본가를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무언가 큰 결심을 내린 듯싶었다. 곧장 서다혜에게 전화를 걸어 기고만장하게 쏘아붙였다. “앞으론 내 말 따라요! 이진아가 다혜 씨를 의심하지 않도록 할 테니 그 대신 소정인을 희생시켜야 해요.” 서다혜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강씨 가문의 강서연과 우연히 알게 됐는데 그녀는 단연코 소정인처럼 어리석지 않았다. 또한 강서연은 재벌가 딸이기에 서다혜 같은 급이 함부로 다룰 순 없다.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 “그럼 제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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