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6화
박태호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사업적 인간관계를 배웠기에 그녀가 단순히 그 남학생들을 밥벌이로 삼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는 박여진의 거만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그다지 완벽하지 않은 속내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그녀는 남녀 관계에 능숙했고 사람들을 매혹하는 데 능했다. 다들 그녀를 순수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박태호는 그 관계를 간파하고 매우 화가 났다. 그는 박여진을 붙잡고 남학생들과 너무 가깝게 지낸다며 잔소리를 해댔다. 단지 이 때문에 그녀가 동생을 소홀히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때 박여진은 뭐라고 대답했었지?
박태호는 갑자기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싱그러운 교복 차림으로 쪼그려 앉아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리 태호는 당연히 다른 애들이랑 다르지. 그런데 갑자기 학교엔 웬일이야?”
어린 박태호는 얼굴을 굳혔다. 어릴 때부터 사랑만 듬뿍 받고 자랐고 그녀에게도 예쁨을 받아서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에 익숙했다.
“보고 싶어서 왔어. 엄마, 아빠도 안 계시고 누나도 없으니까 정말 너무 보고 싶더라. 나도 누나랑 같은 학교 다니면 안 돼?”
박여진은 그때 고등학생이었고 박태호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녀는 그저 박태호가 너무 귀여워서 눈웃음을 활짝 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돈이 없단 말은 꺼내지 않았다. 일전 한 푼 없으면서 말이다.
그녀는 박씨 가문에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 부모님이 주신 돈은 전부 박태호에게 썼다.
그때 박태호는 그녀가 정말 자신을 아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야 알았다. 그건 단지 박씨 가문에 충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그날 햇살이 정말 눈부셨고 박여진의 미소도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교복 차림이 너무 잘 어울리지만 아쉽게도 둘은 같은 학교가 아니었다. 또한 박여진은 집에 자주 돌아오지 않으니 몇 번 만나지도 못했다.
박태호는 그때 처음 질투심이 차올랐다. 매일 그녀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질투 났다.
전에는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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