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8화
오늘 구청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장 안쪽의 외딴 건물 앞에 차가 멈춰 섰을 때 그녀는 강현우가 따로 장소를 마련해서 혼인신고를 하려는 사실을 알아챘다.
구청 직원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밖에 서 있던 남자는 계속 땀을 흘리며 휴지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진아는 직원이 자신의 서류를 확인하는 것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저는 자발적인 혼인신고가 아니에요!”
도장을 찍으려던 손이 잠시 머뭇거렸지만 아무것도 못 들은 것처럼 굴었다.
사인할 때도 그녀와 강현우는 다른 방으로 안내되었다.
경호원들은 모두 밖에 남았고 직원들은 감히 그녀를 쳐다보지 못했다.
서류를 내밀자 이진아가 또다시 말했다.
“정말 모르시겠어요? 난 자발적인 게 아니라니까요.”
직원은 이마의 땀을 연신 닦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두 분 활짝 웃으시면서 서명하세요. 제가 이쁘게 사진 한 장 찍어드릴게요.”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올까? 이진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임했다.
다만 놀랍게도 강현우가 정말 활짝 웃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착각이 아닐지 의심이 들었다.
머리가 띵해져서 관자놀이를 문질렀는데 그 순간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 나중에 선배랑 결혼해도 돼요?”
“그럼 꼭 약속해요. 저랑 결혼하겠다고.”
“평생 선배만 좋아할 거예요.”
통증이 너무 심해서 미간을 찌푸렸는데 이때 직원이 말했다.
“신부분, 활짝 웃으셔야죠.”
이진아는 듣지 못한 척 카메라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직원은 강현우를 슬쩍 쳐다보고 감히 아무 말도 못 한 채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진아는 그 자리에 서서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제야 방 안에 자신과 강현우 둘만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원은 어느덧 사진을 인화하러 나가버렸다.
그녀는 강현우를 돌아보았는데 갑작스러운 기분 전환이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남자는 눈에 띄게 기쁜 표정으로 변했다.
“대표님, 아직 절차가 안 끝났으니 지금 후회해도 늦지 않았어요. 대표님은 참 좋은 분이시잖아요. 우리가 나중에 서로 싫어하는 사이가 되는 건 정말 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