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0화
예전에는 업무적인 일이라도 십여 분이 지나야 답장이 왔었다.
[그래. 계속 잘 지켜봐.]
잘 지켜보라고 한 건 이진아가 문제를 일으킬까 봐 걱정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감당하지 못할 사람이 있어서 억울한 일을 당할까 봐서였다.
주지훈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그저 축복을 빌었다.
강현우는 정말 오랜만에 오늘처럼 이렇게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너무 편해서 뭘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전에는 SNS를 뒤적거리지도 않았지만 오늘은 SNS를 훑어보며 심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좋아요까지 눌렀다.
좋아요를 받은 사람들은 오히려 당황해하며 유승준에게 상황을 떠보았다.
“방금 강 대표님이 나한테 좋아요를 눌렀는데 무슨 상황이죠? 우리 회사 요즘 강인 그룹이랑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없는 것 같은데.”
유승준은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지르다가 피식 웃었다. 그는 상대에게 이렇게 말하며 안심시켰다.
“신경 쓰지 말아요. 미쳤나 보죠.”
연이어 세 통의 전화가 걸려 왔고 모두 강현우의 갑작스러운 좋아요에 마음이 불안해졌다는 내용이었다.
‘강인 그룹이 우리 회사를 인수하려는 건 아니겠지? 혹시 밑밥을 까는 건가? 이건 너무하잖아.’
유승준은 참다못해 강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심심하면 술이나 마시러 갈래?”
집에서 좋아요나 누르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진아가 나가지 말라고 했어.”
유승준은 이까지 악물면서 꾹 참았다.
“현우야, 네 와이프 너무 심하게 단속하는 거 아니야? 주변에 너처럼 와이프한테 꽉 잡혀 사는 사람 봤어? 소문나면 얼굴 못 들고 다녀.”
강현우는 얼마 전 이진아가 봤던 만화책을 뒤적이며 덤덤하게 말했다.
“날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유승준은 그제야 깨달았다. 강현우가 지금 자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가 심호흡하고 한마디 했다.
“흥. 마음대로 해 그럼. 마시든지 말든지.”
전화를 끊으려던 그때 강현우가 말했다.
“너도 술 좀 줄여. 몸에 안 좋아.”
유승준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강현우가 지금 날 걱정했어? 세상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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