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저녁 무렵, 그녀는 30분 일찍 퇴근하여 마트에 들러 장을 본 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강현우가 집에 오기까지 2시간 남았으니 음식 여섯 가지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는 부엌에서 혼자 바쁘게 움직였고 약속 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았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강현우인 줄 알고 바로 문을 열었다.
“강...”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밖에 서 있는 문채원을 보았다.
순간 기분이 확 가라앉고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문을 활짝 연 그녀는 방안의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
“이진아, 지금 어느 때라고 여기서 요리하고 있어? 수아와 도영이가 네가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거 몰라? 지금 수아가 몸이 아픈데 계속 네가 한 음식 먹고 싶다고 투덜대고 했어. 당장 나랑 집에 돌아가.”
이진아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손을 들어 문을 닫으려 했다.
문채원은 마음이 조급해져서 문을 세게 밀었다.
“너 이 집도 수아가 후원해 준 돈으로 산 거잖아? 지금 애가 병이 나서 네가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데 넌 꿈쩍도 안 하고 있어? 양심 없는 년!”
그녀는 말하면서 문을 힘껏 열고 곧장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 위에 여섯 가지 요리가 놓여 있자 문채원은 화가 나서 식탁보를 바로 걷어 올렸다.
그러자 색과 향을 모두 갖춘 요리가 순식간에 쏟아졌다. 국물이 바닥에 쏟아지고 심지어 식탁보마저 바닥에 버려졌다.
“수아와 도영이도 못 먹는 음식을 너 혼자 먹고 있었어?”
이진아는 몇 초 동안 제자리에 서서 마음을 추스른 후에야 관리실에 전화를 걸었다.
관리실 직원은 약간 망설였다.
“저희가 무턱대고 그분을 들여보낸 게 아니라 진아 씨 어머니라고 하셔서 들여보냈어요. 그리고 그저께 다른 따님분께 별장을 사주셔서 제 동료가 안면이 있어 들여보낸 겁니다.”
“저랑 상관없는 사람이고 지금 제 집에서 민폐를 끼치고 있으니 당장 데려가 주세요.”
문채원은 자신이 경비원에게 쫓겨날 날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파트 단지 밖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화가 나서 온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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