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9화
이진아는 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렀다.
강서준은 그녀가 아직도 강현우에게 미련을 품은 줄로만 알고 비웃음을 흘렸다.
“내가 진작 얘기했잖아. 네 남자친구는 내 삼촌이 죽인 거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는데 왜 안 믿어? 어떻게 네 남자친구를 죽인 사람을 좋아할 수 있지? 난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납득이 안 돼. 예전엔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강서준에게 강현우는 줄곧 기회를 틈타 남의 것을 빼앗아 가는 비열한 사람이었다.
이진아가 기억을 잃은 틈에 그녀의 마음까지 함께 훔쳐 간 강현우였으니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진아는 지금 세상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 요즘 들어 심해진 현기증이 발작한 탓에 강서준이 했던 말도 몇 초간은 아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진아야?”
강서준이 몇 번이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이진아는 여전히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뒤로 몇 걸음 물러난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도 그 인간 생각이나 하는 거야? 고작 몇 분을 못 버텨서 또 강현우 생각이나 하고 있는 거냐고! 넌 진짜 쓰레기야. 남자에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강서준에 의해 절벽 아래에 매달려진 서다혜가 의식을 되찾았다.
그녀는 평소 자신의 목숨 하니만큼은 무척이나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강서준이 이런 식으로 미쳐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서다혜는 빨갛게 실핏줄이 선 눈으로 울먹이며 이진아에게 외쳤다.
“진아야, 난 신경 안 써도 돼! 난 진짜 괜찮으니까!”
그녀의 목소리에는 의도치 않게 울음기가 섞여 있었지만 계속해서 연기를 이어나갔다.
절벽에 매달린 서다혜는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꽤 높은 곳이긴 했지만 아래쪽에는 나무 몇 그루가 보였다. 운이 따라준다면 떨어지더라도 도중에 그 나무를 붙잡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절대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이진아에게 걸고 싶지 않았다.
서다혜는 늘 냉정하게 굴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을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빨리 깨우쳤다. 그래서 늘 신중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