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8화
이번에는 이진아가 말을 잃었다. 조용히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주지훈 씨 상태는 어때?”
사실 이진아는 진작 병원에 직접 전화해 주지훈의 상황을 모두 보고받았다.
지금 이렇게 묻는 것은 오로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다.
강현우는 손에 들려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조용히 내려놓고는 뭔가가 걸리는 게 있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그제야 이진아는 뒤늦게 강현우의 질문에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식했다.
이진아가 대답하지 않으면 강현우는 그걸 곧장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사랑에 있어 단 한 번도 긍정적인 기대를 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이진아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강현우 씨.”
그녀의 부름에도 강현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눈꺼풀을 내리깔고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진아가 다시 물었다.
“밥은 다 먹었어요?”
“응.”
그 말에도 강현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해주었다.
이진아는 손을 뻗어 자신이 단추를 두 개나 뜯어놓은 셔츠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밥 다 먹으면 계속하죠. 오늘은 출근하지 마요.”
이진아가 먼저 제안했다는 사실에 강현우도 꽤 놀란 듯 반응이 몇 초 정도 느려졌다. 그는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천천히 손을 뻗어 이진아의 손을 맞잡았다.
그녀는 굳이 강현우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쯤이면 분명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게 뻔했다. 이진아는 얼굴을 바라보는 대신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싼 채 입을 맞췄다.
강현우는 어떤 면에서 봤을 때 제트와 꽤 닮아 있었다. 적어도 침대 위에서는 유독 말이 잘 통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눈꺼풀이 다 감길 정도로 피곤했던 그녀는 소파에 기대어 반쯤 잠들어 있었다. 슬랙스 바지만 하나 걸친 강현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어깨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이진아의 어깨가 이미 거의 다 나은 데에다가 회복까지 빨랐던 덕에 손을 들어 어떻게든 강현우를 저지해보려 했지만 간단한 반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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