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3화
이진아는 강현우와 함께 원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왔다.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지만 근처에 솟아난 바위가 비를 피하기에 적당해 보였다,
그녀는 바위 안쪽으로 몸을 깊이 밀어 넣었다. 열대우림 특유의 습기가 몸에 그대로 배어드는 게 느껴졌다. 바위 바깥에서는 빗방울이 나뭇잎을 때리며 후드득 소리를 냈다.
이진아와 강현우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그 무리도 따라왔다.
한윤희는 과장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어머, 비가 갑자기 왜 이렇게 쏟아지는 거야? 빨리 여기 불 좀 피워봐요, 옷이라도 말리게.”
꽤 넓은 공간의 정중앙에 이진아의 모닥불이 있었다.
한윤희는 눈치 없이 다른 사람들을 시켜 바로 옆에 불을 피우려 했다. 그 순간, 블랙맨이 먼저 나섰다.
“좀 비켜보시죠.”
하지만 한윤희는 강현우 슬쩍 보더니 얼굴에 수줍은 기색을 띠며 말했다.
“싫어요, 저는 그냥 여기 있을래요.”
이진아는 아까 그 난리 통을 구경하러 나갔던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괜히 나섰다가 귀찮은 사람들만 몰려든 셈이었다.
그녀는 아예 강현우의 무릎 위로 몸을 기울여 눈을 감았다. 그저 안 보는 게 차라리 낫다는 심정이었다.
드디어 한윤희 쪽의 모닥불도 피워졌다. 두 모닥불 사이의 거리는 고작 2m였다. 이진아와 강현우가 꼭 붙어 있는 모습에 한윤희는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현우 씨, 아린이 약혼자 아니었어요? 지금 여기서 다른 여자랑 그러고 있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아린이 성격 아시면서. 괜히 찍혔다가 큰코다쳐요.”
강현우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소씨 가문 사람들이 소아린을 어떻게 감싸고 도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소아린을 불쾌하게 만든다면 상대가 누구든 끝장인 셈이나 다름없었다.
이진아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예 몸을 뒤집어 강현우의 다리를 베개 삼아 눕더니 그의 턱을 가볍게 집어 올렸다.
강현우는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다가 아무 반응 없이 모닥불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진아는 입꼬리를 접어 옅게 미소지었다.
“그쪽이 말하는 소아린이 누군지 우리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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