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1화
어쩔 수 없이 이진아는 계속 앞으로 달렸다.
꽤 오래 달린 끝에 마침내 한 할머니를 만났다.
하지만 그 어린 소녀의 일이 떠올라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지 않고 더 멀리 도망치려 했지만 그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희들 새로 왔어? 이상하네. 이곳에 새로 온 사람이 있다니. 몇 년째 새 얼굴을 본 적이 없는데.”
이진아의 눈에 경계심이 스쳤다.
막 손을 쓰려는 순간 뒤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저 실험체, 정말 귀신처럼 따라다니네.'
“스읍.”
그녀는 옆으로 몸을 피했지만 어깨의 상처를 건드려 신음을 냈다.
실험체 역시 이곳은 처음이라 잠시 길을 잃었던 모양이었는데 이진아를 발견하자마자 다시 공격해왔다.
할머니가 급히 말렸다.
“너희들 다 새로 온 거지? 그만 싸우고 같이 가자. 오늘 너희들에게 임무를 나눠줄 거야.”
이진아는 어깨를 움켜쥔 채 실험체를 바라보았다.
실험체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는 발길을 날려 할머니를 걷어찼다.
그의 발길질에 할머니는 멀리 날아갔다.
이 광경을 본 이진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남자에겐 노인을 공경하거나 어린이를 사랑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약물만 먹으며 자랐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구분조차 알지 못했다.
지금 그의 주인은 현도경이었고, 현도경의 명령에 따라 그녀를 죽여야 했다.
할머니는 벽에 부딪혀 피를 토했다.
이진아는 서둘러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할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실험체의 살의를 눈치챈 듯 급히 이진아의 손을 잡았다.
“이리 따라와.”
이진아는 할머니와 함께 옆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의 통로는 굉장히 길었는데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었다.
실험체도 뒤쫓아 들어왔다.
할머니는 마음을 굳게 먹고 버튼을 눌러 출구를 폭파했다.
이진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갈 길도 없고 뒤의 문도 폭파된 이 방에서, 할머니는 모두가 여기서 죽기를 바라는 건가?’
할머니는 벽에 기대어 선 채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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