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이것은 사실 줄곧 차화영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감히 실행하지 못했다. 차수현이 그 값비싼 보석을 보여줄 때마다 이 생각은 차화영의 마음속에 미친 듯이 맴돌았다. 지금 이진아에게 간파당하니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았다. “강도윤이 넘어올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지?” 강도윤은 차수현의 남편, 즉 강서준의 아버지였다. 이진아는 가방에서 약 한 병을 꺼냈다. “업계 사람들은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올나이트 술집에 가는 걸 좋아해요. 내가 당신을 그 안에 넣어줄 테니 이걸 강도윤이 마시게 하면 돼요. 깨어난 후에 옆에 당신이 있는 걸 보면 당연히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고 여길 테니 게임은 끝나는 거죠. 강도윤은 워낙 믿음직한 사람이 아니니 차수현 말고도 밖에 애인이 몇 명 더 있어요.” 다만 차수현은 어떤 것을 밝히고 어떤 것은 밝히지 말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한 번 외도를 저지른 사람이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차수현의 이런 분별 있는 행동이 그녀를 지금 자리에 앉게 했다. 강서준이 이미 컸고 할아버지 강윤석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도윤은 감히 애인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아마도 이진아의 제안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차화영은 매우 흥분하며 약을 받아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이진아, 약속 지켜.” 이진아는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당장 오늘 밤에 움직일 수도 있어요.” 차화영은 흥분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참으며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그래. 네 연락 기다릴게.” 차화영이 먼저 떠났고 이진아는 30분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려고 했는데 나가다가 카페 입구 앞에서 차수현을 만났다. 차수현의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 “이진아？” 두 사람은 이미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으니 이진아는 더 이상 그녀와 말하기 귀찮아 곧장 떠나려 했다. 차수현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이진아, 넌 곧 민우에게 시집갈 거야. 근데 어른을 공경할 줄도 몰라?” 이진아는 돌아서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그날 술 세례를 받고도 아직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