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녹음기를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성종구를 보고 허찬우는 곧바로 앞으로 나섰다.
“잠깐만요. 녹음기에 녹음된 내용을 들어봐야 해요.”
성씨 가문 사람들의 말이 그에게 힌트가 되었다.
성하진이 일부러 이 녹음기를 선물 상자에 넣어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다.
“들을 게 뭐가 있어? 분명 우릴 저주하는 말일 텐데. 불길한 건 차라리 버리는 게 나아.”
강민영이 어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녹음기 테이프를 뜯어내려 했다.
평소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과는 달리 매우 긴장한 듯 충동적인 행동을 취했다.
“그만.”
그녀의 뜻대로 되게 내버려둘 리가 없는 허찬우가 곧바로 앞으로 나서서 그녀를 말렸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다투다가 허찬우가 먼저 녹음기의 재생 버튼을 눌렀고,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잘난 척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하진, 무릎 꿇고 빌면 아빠한테 용서하라고 할게.”
...
녹음기 속 강민영의 목소리는 전혀 소심하지 않고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궁금해, 넌 왜 안 죽는 거야? 개처럼 사는 게 의미가 있나? 하하하...”
“네가 죽으면 네 아빠도 보내서 재회하게 해줄게. 그러면 이 집의 모든 건 내 것이 되겠지. 네 남동생과 남자 친구는 내가 잘 챙길게. 알다시피 그 둘은 내가 말하는 모든 걸 믿으니까.”
“특히 늙은 네 아빠는 내가 살갑게 몇 마디만 하면 그렇게 예뻐하더라. 이 집에서 제일 속이기 쉬운 사람이야. 네 동생이 날 안 좋아한다는 걸 알고 나 대신 수혈해서 목숨을 구해준 게 나라고 말했잖아. 하하하, 정말 웃겨. 세상에 어떻게 그런 멍청한 사람이 있지?”
“됐어, 네 동생이 불러서 졸업 파티 끝나고 다시 놀아줄게. 이번에는 다락방이 아니라 하수구에 사는 쥐처럼 지하실에 숨어 있어야 할 거야. 하하...”
녹음기 소리가 뚝 끊기고 거실은 적막에 빠졌다.
온몸이 차갑게 식은 성우진이 덜덜 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강민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성종구는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강민영에게 그렇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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