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21화
희열이와 희성이
다들 아무 말 없이 기왕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본관에 이름있는 탁자와 의자는 전부 가져가고 걸상 몇 개와 등받이 없는 의자가 놓여 있는데, 원래는 없던 것으로 우문호가 자상하게 옮겨 놔 준 것이다.
기왕비가 눈물을 닦고 웃으며, “군주들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애들이 봤으면 놀라 자빠졌을 걸요.”
원경릉이 기왕비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아니면 자기도 우리집에서 좀 묵는게 어때요?”
“아뇨, 죄인의 몸으로 어디 감히 초왕부에 들어갈 수가 있어요? 다섯째 아주버님께 폐가 되지 않게 전 여기서 마지막 성지를 기다릴 게요.” 기왕비가 고개를 흔들었다.
미색이, “정리가 끝났으니 일상용품을 채워드릴 게요. 그건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데요.”
“그럴 필요 없어요. 수고하실 필요 없어요.” 기왕비는 긴 걸상에 걸터앉았는데 걸상이 좀 삐그덕 거려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 한 걸 미색이 얼른 손을 뻗어 부축했다.
말은 안 했지만 여전히 허리를 곧게 펴고 있는 기왕비는 마지막 남은 일말의 존엄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들 가요, 전 혼자 좀 걷고 싶어요.”
다들 알고 있다. 이 때 그들이 곁에 있으면 오히려 안 좋다는 걸, 그러면 계속 즐거운 척 사람들과 보조를 맞춰줘야 해서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그래서 다들 자리를 떠났다.
기왕부가 재산 몰수를 당했다는 얘기는 경성에 큰 반향을 끼쳤는데 아무리 경조부가 은밀히 일을 처리했다고 해도 문 밖에 병사들이 지키고 있고, 마차에 물건을 실어 내가지를 않나, 기왕부의 문패마저 떨어지고 없으니 백성들도 전부 어떻게 된 일인지 직감하고 구경하러 몰려들었다.
원래 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재난을 당한 모습은 곁에서 호박씨나 까 먹는 사람들에겐 그저 구경거리에 불과하다.
재산 몰수 다음 날 경성엔 ‘기왕부에 도둑이 들어 경조부에서 왔다가 밀실에 저주인형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쫙 퍼진 것이 당시 현장에는 기왕부 하인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 황제 폐하와 태자 전하를 저주하는 것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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