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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유애

제 1991화

남강 북쪽의 산 만아가 이어서 설명했다. “병사들의 무기는 대부분 전장에서 적을 죽였던 것으로 피를 묻혔던 도구죠. 무기는 강(罡)에 속하고 또 양(陽)에 속하는데 피는 음(陰)에 속하고 무당지대는 특히나 음기가 충천한 곳입니다. 강과 음이 대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는 오히려 제대로 다뤄지지 않아 자신을 해치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해요. 제가 제안 드린 건 일부 무장을 해제해서 음양의 균형을 맞추기를 바라는 건데, 순왕 전하께서 병사들은 반드시 병장기가 있어야 한다고 싫어하시는 거예요! 정말 어리석다니까요.” 사식이는 이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어리석다는 말에 위화감을 느꼈다. 사식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일과 상의해 볼 게, 서일이 왕야를 설득할 수 있을지.” “좋아요, 좋아요 가요!” 만아가 얼른 가자며 말했다. 사식이가 서일을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영 군주께서 보내신 전서구는?” “말 위에 있지!” 서일은 사식이가 비밀스러운 걸 보곤, “왜 그래?” “군주께 서신을 전해. 만아가 약을 복용한 뒤로 좀 이상하니, 군주께서 대신 태후마마께 여쭤봐 주시라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전서구를 보낼 땐 다른 사람한테 절대로 들키면 안돼.” 서일이 사식이에게, “너는 만아가 이상한 점 못 느꼈어?” “왜? 너는 만아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사식이가 서일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고 물었다. 서일이 사식이를 더 가장자리로 끌더니, “약을 먹은 뒤 한바탕 통곡할 때, 만아 눈에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거 못 봤어? 눈도 안 붉어지고.. 네가 몇 마디 달래니까 아무렇지도 않아 하다니.. 만약 너였음 자신의 온 집안이 멸절을 당했을 때 누군가 몇 마디 위로해 준다고 아무렇지 않아할 수 있어?” 사식이가 눈살을 찡그렸다. 세상에 둔감하기 짝이 없는 서일조차 이상하다고도 눈치챌 정도라니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얼른 전서구를 날려.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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