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48화
홍엽과 못난이
원경릉이 홍엽을 내버려두는 건 신상을 대략 이해하고 자신에게 그런 쪽 의도가 없음을 깊이 신뢰해서, 자신이 홍엽 어머니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란 걸 알아서다.
주진이 얘기한 것처럼 홍엽의 일생은 어린 시절에 대한 치유의 과정이다.
홍엽이 태자 일행을 데리고 남강 산에 들어간 일, 그 마음은 기억해 둘만 하다.
밥 먹는 동안 홍엽은 내내 말이 없고 원경릉에게 요리를 집어주는 일도 없어서 사식이는 그 점이 만족스러웠다. 홍엽이 주제넘는 행동을 할 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두는 심심해서 좀이 쑤셨다. 이번 외출에 자기만 있고 동생들이 없어서 인데, 전에는 늘 동생들 때문에 시끄럽다고 짜증이었지만 막상 동생들이 없으니 이게 또 적응이 안 된다.
“엄마, 다 먹었어요!” 만두가 젓가락을 던졌다.
“그럼 늑대 데리고 나가서 놀아 주렴, 멀리 가지 말고.”
만두는 얼른, “아저씨 천천히 드세요. 사식 이모 천천히 드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눈 늑대를 데리고 달려나갔다.
홍엽이 미소를 머금고 만두를 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셨네요.”
“기본 예의니까요!” 원경릉이 국을 먹고 고개를 들어 홍엽의 그릇을 보니 밥은 거의 다 먹었는데 밥만 먹고 요리는 먹지 않았다. “요리가 입에 맞지 않나요?”
홍엽이 고개를 흔들고, “아뇨, 몇 번 먹었어요.”
“좀 더 드세요. 이렇게 많은데.” 원경릉은 홍엽이 주문한 요리가 사실 굉장히 입에 맞아서 많이 먹었고 사식이도 좋아했다. 그런데 정작 홍엽 본인은 별로 안 먹고 거진 남겼다.
“좀 더 드세요.” 홍엽이 원경릉에게, “잘 드시던데 좀 더 드세요.”
원경릉이 어이 없이 웃으며, “제가 아무리 잘 먹어도 이렇게 많이는 못 먹어요, 배 불러요.”
홍엽이 그제서야 젓가락을 들고, “배가 부르다니 그럼 제가 더 먹죠.”
이건 원경릉을 놀리는 말로 마치 원경릉이 성격이 더러워서 홍엽을 못 먹게 하다가 남은 걸 먹이는 것처럼 보였다. 홍엽이 계속 먹는데 먹는 모습이 조금도 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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