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58화
“사실 다른 방법이 없다네. 나는 이번 일을 통해 황제의 포석이 근시안적이라는 걸 알았네. 집안과 나라도 구분을 못하고 말이야.” 태상황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앞으로 정치를 펼치면서도 황제와 태자의 다툼은 계속 될 거야. 모순은 일정한 수준까지 쌓여만 갈 거고 상대적으로 황제의 십황자에 대한 편애는 갈수록 심해지겠지. 5년, 10년, 심지어 20년 뒤에는 태자를 폐하고 십황자를 세우려는 마음이 황제에게 일 것이고 그때 과인은 막을 수도 없어. 그저 속수무책으로 황제 손에 북당이 심연으로 빠져드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이점을 걱정하지 않았으면 이번에 황제에게 이렇게 심각하게 훈계할 필요는 없다.”
안풍친왕이 위로하며 말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네 말년이나 잘 지낼 생각을 해. 나랑 네 형수가 상의했는데 십년간 여기 북당에 머물러 있을 수 있으니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돌아와 태자가 보위에 오르는 걸 돕도록 하지. 너는 말이야, 이미 물러났으니 소일거리를 좀 찾아. 맨날 세 늙은이끼리 어울리지 말고, 같이 어울려 봤자 살날이 적다는 생각밖에 더해?”
태상황이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쟤들이랑 같이 안 어울리면 난 대체 누구랑 어울려 놀라는 것인가?”
“좀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젊을 때 해본 적 별로 없는.”
하지만 태상황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않다. “과인이 젊을 때 안 해본 일이 어디 있어? 알면서 그래.”
안풍친왕이 미소를 지으며 태상황에게 다시 물었다. “여자는 좋아해 봤어?”
“왜 안 좋아해? 남자라면 다 좋아하지.”
“네가 말하는 그런 가볍게 좋아하는 거 말고. 희상궁이랑 주재상 같이, 나랑 네 형수랑 같이 그런 사랑하는 감정 말이야.”
태상황이 더욱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뭐가 달라?”
“그녀와 얘기하는 게 너무 좋고, 아무 말 없이 그냥 같이 앉아 있기만 해도 아주 편안하게 느껴지는 게 다르지.”
태상황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한 사람이 있긴 해.”
“누구?”
“대흥궁에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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