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38화
잔혹한 고통이 지나가자 우문호는 점점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돌아왔다. 원경릉은 우문호가 슬픔을 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경릉 또한 울 수 없었다. 그의 믿음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원경릉이 말한 모든 것들은 그에게 있어 낯선 영역으로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의 유일한 희망은 원경릉의 침착함과 굳센 믿음에서 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준비를 마치고 내일 아침 일찍 먼저 주재상을 찾아가 그의 동의를 구한 뒤, 점심 때 집에 돌아와 원경릉의 친척과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우선 원경릉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는 얘기하지 않고 경성을 당분간 떠나 있을 거라고만 얘기할 생각이다. 만약 원경릉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엔 마지막 이별이 될 것이겠지만 말이다.
원경릉은 이 일들을 다 마치고 해질 무렵 경호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호로 가는 일까지 아이들을 속일 수 없다. 원경릉이 말은 안 해도 아이들은 다 알고 있기에 원경릉은 경호에 갈 때 그들과 같이 가고 싶었다. 적어도 가는 길에 가족이 함께 있다면 안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다 준비하는데 우문호는 이미 감정을 다 도려내 버린 듯 아무 기분도 들지 않았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곁에 없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원경릉이 북당에 온 뒤로 단 한 순간도 그녀가 없는 순간이 없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두려웠다.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이 고작 이것 뿐이라니….
만두가 깨어나자 원경릉은 경단이, 철떡이, 쌍둥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이들은 모두 원경릉의 머리에서 빛이 거의 꺼져가는 걸 알아차렸다. 쌍둥이도 비록 나이가 좀 어리지만 알건 다 알기에 모두 가만히 자신의 엄마를 지켰다.
“외삼촌이랑 얘기했는데, 외삼촌이 직접 주재상을 집도할 수 있대요. 엄마랑 주재상이 안전하게 도착하면 반드시 주재상을 살릴 수 있다고요.” 만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원경릉이 눈물을 참고 만두 손을 잡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목이 잠긴 채 말했다. “그래,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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