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65화
원경릉은 화들짝 놀랐다. 태상황이 진지하게 청진기를 꽉 쥔 채 주변 의사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니 저 청진기는 이 의사에게 빼앗은 모양이었다.
원경릉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도망치기도 힘든 상황에 자신을 잊지 않다니. 원경릉은 청진기를 받아 들고, “어떻게 절 위해 이것까지 신경 쓰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
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여긴 내가 모르는 곳인 데다, 사람들이 다 소복을 입고 있어서 과인이 영 마음이 헛헛했는데 이걸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놓였거든.”
소복? 원경릉이 무심코 태상황의 눈이 향한 곳을 따라가 보니 옆에 서 있는 의사와 간호사로, 그들은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아, 이거 심각하게 오해하셨네.’
“주 꼬맹이는?” 태상황이 다시 물었다.
원경릉은 소요공도 그렇고 둘 다 걱정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얼른 대답했다. “괜찮으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막 검사 마치고 병실로 오셔서 수술을 기다리시는 중이세요.”
“그럼 우리 셋이 같이 있게 해주면 되겠구먼!” 소요공이 얼굴을 들었다.
원경릉은 오빠에게, “그렇게 할 수 있어? 저분들 떨어져서 못 지내시거든.”
오빠가 말문을 열었다. “좋아, 그렇게 할 게. 재상께서 이 수술이 어떤 건지 이해를 잘 못하셔서 긴장하고 계시더라. 있다가 수술을 위해 이발할 때는 더 긴장하실 수 있는데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훨씬 나으실 거야.”
원경주가 호 의사에게 얘기했다. “호 선생, 내가 조치하면 되니까 가서 일 봐요!”
“그러죠!” 호 의사는 두 노인을 한 번 더 바라보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드라마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저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게 호칭이나 대화가 꾸밈이 없었다.
병실을 옮기며 두 사람 짐을 챙기던 원경릉은 소요공의 침대에서 봉지 하나를 발견했다. 누런 비닐봉지가 묵직했는데 들려고 하자 옆에 있던 호 의사가 얼른 얘기해 줬다. “이 구리 덩어리 무거워서 바닥을 받치고 들어야지, 안 그러면 봉지 찢어질걸요.”
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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