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7화
홍엽은 전담 관아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날 밤 초왕부에서 술을 마신 자들은 당연히 도와야 했다.
적합한 인물을 천거하는 일까지 말이다.
그리고 특히 홍엽은 냉정언과 같은 저택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가장 큰 도움을 주어야 했다.
모두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우문호는 이미 여러 차례 원경릉에게 아이들 시험 성적을 물어보라고 조른 바 있었다.
예전에 원 선생이 시험이 끝난 뒤 보름 정도 지나면 성적이 나온다고 했는데, 날을 헤아려보니 벌써 그 즈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 선생은 도통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우문호는 몹시 답답했다.
만약 시공을 넘어 소통할 수만 있다면, 더는 원 선생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원경릉은 그의 초조한 모습을 보고서야 미소 지으며 말했다.
"물어봤어. 아직 성적 안 나왔대.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 정확히는 기억 안 나네."
"아직도 안 나왔어? 꽤 오래 지난 거 같은데." 우문호는 한 달은 지난 듯한 기분이었다. 성적을 기다리는 일은 참으로 고된 법이었다.
"근데 너는 물어보고도 기억을 못 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중요해?" 원경릉은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 전시 때 기억 안 나? 너도 장원을 끝내 뽑지 않고선 장원이 그리 중요하진 않다고 했잖아."
"그건 다르지. 과인은 조사를 해야 했으니까. 장원이 되면 반드시 중용해야 하니 인품이 안 되면 큰 벼슬을 맡겼다간 위험해져. 그리고 과인은 그때 한 번뿐이었어, 그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지."
그가 장원을 미루었던 건 이상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 자한테서 짙은 혈향이 감돌아서 우문호는 초능력을 얻은 뒤 무장의 예리한 감각이 극대화되었기에, 그의 눈빛에서 사악함을 느꼈다.
조사 끝에, 그는 살인 누명을 숨기고 있었던 자였다. 경성에 올라오면서 술집 기생들과 어울리며 신분을 숨겼고, 돈이 없어 계산도 못 하고 기생에게 세 배의 은전을 준다며 성문 밖까지 데려가게 했다. 그러나 성문을 나서자 그녀를 죽이고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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