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4화
금호전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모두 신기한 보물 보듯 눈동자를 굴리는 금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눈을 뜨는 것 말고는 금호에게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다들 앞다투어 황제와 서일의 말을 듣고, 금호가 문창각에서 방귀를 뀌었다는 소식을 이야기했다.
흑영 어르신은 방귀를 뀌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장과 위가 회복됐다는 증거고,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황후가 금호를 진찰하고 있었기에, 다들 금호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다. 사실 황후는 꽤 오랫동안 금호의 몸을 살피고 있었다. 호랑이 머리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쭉 훑었지만, 여전히 정확한 진단은 내리지 못했다.
숙왕부 어르신들은 그 모습을 보더니, 황후의 의술이 평범하기에 앞으로 ‘주사’ 같은 건 말은 듣지 않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황후가 일어나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모두 즉시 숙연해졌다.
“눈은 떴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우 허약합니다. 신… 내력이 사라졌으니, 상태가 나아진다 해도 당분간은 평범한 호랑이처럼 예전의 능력을 갖추지는 못할 것입니다…”
황후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 입이 가벼운 흑영 어르신들이 벌써 떠들기 시작했다.
“누가 그 대단한 능력을 바라나? 지금은 태평성대 아닌가? 이제는 쉴 나이지, 뭘 그리 큰 능력이 필요하다고.”
“맞네. 능력이 좋으면 먹는 것도 많아지잖소. 이 정도면 충분하네.”
“차라리 이참에 암호랑이 두 마리 데려다 첩으로 삼아 주는 것이 어떻소? 같이 고기도 먹고, 산책도 하고면 참 즐겁지 않겠나.”
“다들 설랑과 순풍이를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오? 큰형님이 눈을 떴는데, 어찌 와서 울어주지도 않소?”
“아이고, 깜빡했네. 금호가 눈을 떴다는 소식에 다들 쏜살같이 궁으로 달려오느라, 누가 챙길 겨를이 있겠나? 게다가 귀가 없는 것도 아니고. 소식이 이미 숙왕부 전체에 퍼졌을 텐데.”
“그럼. 금호가 깨어난 게 얼마나 큰일인데. 오늘 밤은 술이라도 조금 해야겠네. 아주 조금만, 한 잔만. 축하해야지.”
소요공이 말했다.
지금의 숙왕부는 절제에 철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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