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2화
우문호는 곧장 그를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파 회장은 걸음을 옮기다 말고 잠시 멈췄다. 어찌 황제가 직접 배우들을 만나러 간다는 말인가? 그들이 황제를 뵈러 와야 맞는 것 아닌가?
황제는 북당을 이끄는 사람인데, 어찌 신분을 낮춘단 말인가? 절대 안 되는 법이었다.
우문호는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어찌 안 가는 것인가?”
“차라리 제가 그들을 불러, 여기로 오게 하는 게 어떨까요?”
“앞장서게.”
우문호는 웃으며 답했다. 어찌 저렇게 고지식한 생각을 하는 거지?
두 주연 배우는 막 의상을 갈아입은 참이었다.
의상과 소품이 제법 잘 만들어져 있었기에, 우문호는 멀리서 보고 흡족해했다.
주연 배우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파 회장이 먼저 소개를 해주었다.
“우문 선생님, 이 두 분이 바로 우리 드라마의 주연인 호준 씨와 이보인 씨입니다.”
이어서 두 배우에게도 소개했다.
“이분은 우문 선생님으로, 우문 작가의 아버님이자 이번 작품의 최대 투자자이십니다.”
호준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뻗었다.
“우문 선생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의 미소는 친절했고, 대스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동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화려한 관복 차림이 그를 더욱 위엄 있어 보이게 했다.
우문호는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고조부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막상 연기에 몰입하면 비슷한 기운이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파 회장은 다시 여주인공 이보인을 소개했다. 그리고 귀띔하듯 우문호의 귀에 속삭였다.
“보인 씨는 대스타는 아닙니다. 신인이라 가격이 저렴해서 가성비가 좋고, 가능성도 크죠.”
이보인은 최대 투자자가 왔다는 사실에 잔뜩 긴장했다. 사실 이번에 주연으로 뽑힌 것도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어색하게 인사를 올리며, 땀으로 가득 찬 손을 내밀었다.
우문호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긴장 말고, 열심히 하거라. 짐… 나는 네가 잘 해낼 거라 믿는다.”
우문호는 이 소녀를 보니, 왠지 조카 안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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