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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Webfic

제 934화

할머니의 반신마비 정후가 이 말을 듣고 크게 실망한 나머지 분노해서: “원경릉, 너는 애비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 원경릉이 그와 말도 섞고 싶지 않고 보면 화가 치밀었다. 할머니 상태도 묻지 않은 건 정후가 괜히 역정이 나서 할머니에 대한 저주의 말을 뱉을까 싶어서다. 눈 하나 꿈쩍 안하고 자식을 죽이고 내다 팔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 저주하는 것쯤 어려울까. 그래서 원경릉은 바로 돌아서서 나왔다. 정후가 원경릉에게 소리치며: “네가 만약 얘기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사위를 찾아 갈 것이다.” 원경릉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갑게 내뱉으며: “왕야에게 얘기할 겁니다. 멀리 숨어 있으라고 건드릴 수 없게 말입니다.” 정후가 이 말을 듣고 자신이 온갖 마음 고생을 하며 원경릉을 지금 이자리까지 올려 놨더니, 원경릉이 불효 막심하고 박정하기 이를 데 없음에 불같이 화를 내며 물건을 깨부수고 싶었지만 자신이 배상할 만한 수준의 물건이 아님을 알고 씩씩거리며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원경릉은 열 받아서 위가 따끔거렸지만, 할머니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만아를 시켜 조어의에게 정후부에 한번 왕진을 가서 할머니 상태를 좀 봐 달라고 했다. 조어의는 땅거미가 지고서야 돌아와서 원경릉에게 보고하길: “노마님이 깨어 나긴 하셨으나, 말씀을 못하십니다. 몸 왼쪽을 움직이시지 못하셔서 침을 놔 드렸고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침이란 것이 시간이 필요한 지라 상당기간 노마님이 더이상 자극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위험하신 가요?” 원경릉이 물었다.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상태가 여전히 좋지는 않으십니다.” 조어의가 말했다. 원경릉이 마음이 초조해서 가서 보고 싶은데 희상궁이 권하길: “지금 노마님은 와병 중이시고 마마는 산후조리 기간입니다. 아직 몸에 피기운이 있으니 가시면 두 기운이 상충해서 금기를 범할까 싶으니 가시지 마세요.” 원경릉은 미신을 믿지 않지만 만약 터부라면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조어의가 매일 가서 노부인에게 시침을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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