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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서유진은 마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 듯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근데 언니는 어떻게 송유리를 알게 된 거예요? 송유리가 도와달라고 찾아간 거예요?” 김이나는 마치 듣기만 해도 불쾌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찾아온 건 아니야. 그냥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내 눈앞에서 계속 얼쩡거리더라고. 감히 내 걸 뺏으려고 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역겨운 여자였지...” 서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역시나... 정말 역겹고 무거운 여자라니까요...” 김이나는 한 번 불붙은 감정을 멈추지 못했다. “진짜 어이없는 년이죠. 뭐든 넘보려 들고, 뭐든 다 가질 수 있을 거라 착각하니까요!” “네 말이 맞아.” 서유진은 느긋하게 미소를 머금은 채, 시계를 슬쩍 확인했다. “너도 빨리 움직여. 부모님한테 주호진 선생님 금방 도착할 거라고 미리 얘기해 둬.” 조금 전 고인성의 태도를 보면 이미 마음은 기운 듯했다. 만약 서유진이 송유리 얘기에 시간을 끌지 않았다면, 고인성은 진작에 주호진에게 연락했을 것이었다. ‘이참에 내가 그 공을 가로채는 것도 나쁘진 않지...’ 서유진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김이나를 재촉했다. 김이나는 안도의 숨을 쉬며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해요... 유진 언니, 평생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 송유리가 수술실 복도로 돌아왔을 때, 임진경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송혁수의 소매를 붙들고 있었다. “진짜야? 주호진 선생님이 곧 온다고?” 송유리는 손에 쥔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꺼진 화면, 까맣게 식어 있는 그 모습이 어쩐지 고인성의 냉담한 대답처럼 느껴졌다. 서유진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어쩌면 그녀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난 고인성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었어.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으로 조건을 내걸었던 걸까...’ 고개를 들자, 송혁수와 임진경은 여전히 기대에 부푼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김이나가 성공한 거네.’ 주호진이 정말 온다면, 적어도 이번 일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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