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네가 아무 일도 없이 울 애야? 나 놀래키지 말고 빨리 말해. 누가 너 울렸어? 내가 가서 죽여줄게.”
황이진이 펄쩍 뛰며 이놈 저놈 다 욕하기 시작하자 송유리가 눈을 깜빡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냥 배고파서, 뭐 좀 먹고 싶어서 그런 건데...”
“진짜야?”
“네.”
“잠깐만 기다려. 내가 금방 데워줄게.”
황이진은 들고 있던 과자봉지를 내던지고 주방으로 달려가 반찬들을 데우기 시작했다.
“이거면 되겠어?”
“충분해요. 고마워요 언니.”
정말 배고프긴 했는지 송유리는 반찬과 밥을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데워낸 음식들임에도 불구하고 산해진미가 따로 없어서 밥그릇을 비워낸 송유리는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까 울먹이던 그녀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서 황이진은 안쓰러운 마음에 송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친구랑 파티 간다고 하지 않았어? 거긴 음식도 안 내줘? 무슨 파티가 그래?”
“그러니까요. 그렇게 경우 없는 파티일 줄은 몰랐는데. 이젠 안 갈 거예요.”
“그런 친구랑은 그냥 손절 해버려. 친구 데려가 놓고 챙겨도 안 주냐?”
배를 채우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 송유리가 황이진을 향해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러다가 문득 고인성과의 약속이 떠오른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언니, 나 내일... 이사 가요.”
“이사?”
송유리의 말을 곱씹던 황이진은 무언가 알아챈 듯 테이블을 탁 치며 미간을 찌푸렸다.
“너 얼마 전에 헤어진 거 아니었어? 이젠 아예 동거까지 하겠다고? 너 진짜 바보냐? 남자한테 뭐 그렇게까지 목을 매?”
아무리 입을 열려 해봐도 마땅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아서 송유리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녀 역시 자신의 처지가 우습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고인성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둘의 힘으로 고인성을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송유리는 되도록이면 그녀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못 잊겠어요.”
“그렇게 간 쓸개 다 내주지 말라고! 그러다가 너만 다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유리야. 아, 미치겠네 진짜.”
황이진은 답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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