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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2화

어쨌든 열한 번째 장로는 손해 볼 게 없는 대결이었다. 손해 보는 건 도범뿐이다. 도범은 얼굴이 약간 푸르스름해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손 장로는 정말로 계산이 빠르시네요. 장손 장로님에 비하면 제 속셈은 아무것도 아니네요.” 도범이가 비꼬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장손 장로는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도범을 직시하며 말했다.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 이것도 인연이잖아? 그리고 내가 만수산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너 덕분이기도 해. 너에게 은혜를 입었지. 앞으로 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절대로 너를 외면하지 않을 거야. 사실, 이번 일을 갑자기 공표한 건 다소 성급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네가 그 세 명 중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야.” 이 말은 듣기 좋았지만, 도범은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알고 계셔야 할 겁니다. 도박장에 한 번 오를 때마다 저는 실패할 위험이 있습니다. 장손 장로님께서 저를 관문 제자로 선언했으니 앞으로 그들은 더욱 무자비하게 저를 공격할 겁니다. 그들의 강력한 일격에 제 팔다리가 부러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내가 말했듯이, 너는 보통 사람이 아니야. 너는 자신을 그런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거야. 만약 정말로 그들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들과 함께 도박장에 오르지 않겠지. 이 점은 나도 알고 있어.” 도범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고개를 돌려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장손 장로는 도범의 태도에 조금도 불쾌해하지 않았다. 장손 장로는 여전히 자신만의 생각을 말하며 계속 말했다. “이제 너는 내 관문 제자야.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같은 줄에 매달린 메뚜기인 셈이지. 그래서 난 너와 나 사이에 그 어떤 응어리도 없었으면 좋겠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둘의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도범은 입을 삐죽거리며 실제로 좀 더 거친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장손 장로가 말한대로, 그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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