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5화
조현걸은 화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백발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 입 좀 다물 수 없어? 나도 빨리하고 싶지만, 이 껍데기가 너무 단단하다고!”
백발 남자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그만해. 작은 걸로 바꾸면 훨씬 쉬울 텐데, 네 탐욕 때문에 큰 것을 고른 거잖아. 그런데 어렵지 않을 리가 있냐!”
그러자 조현걸은 콧방귀를 뀌며 백발 남자를 무시했다.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이전에 노현욱이 말했던 규칙을 떠올렸다. 혼천정의 크기는 제각각이고, 크기에 따라 외피의 단단함도 달라지며, 큰 혼천정일수록 외피가 더 단단하다.
도범은 조현걸이 열심히 부수려 하는 혼천정을 한 번 쳐다보았다. 사실 크기로 따지면, 그 많은 혼천정 중에서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고, 중간 정도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 크기의 외피는 조현걸에게는 이미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었다.
조현걸은 한참을 애썼지만 혼천정의 외피를 부수지 못했다. 그러나 조현걸의 노력이 전혀 헛되지도 않았다. 그 혼천정의 외피에는 이미 작은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현걸이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아마 오래 걸리지 않고 이 외피를 완전히 부수고, 그 혼천정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백발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탐욕이 지나치면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법이야. 네 뒤에 있는 저놈을 좀 봐, 화가 나서 너를 씹어먹으려고 하잖아. 사람들 다 기다리고 있는데, 넌 좀 더 빨리할 수 없어?!”
큰 뻐드렁니라고 불리는 이수민은 말 그대로 두 개의 큰 뻐드렁니를 가지고 있었다. 이수민은 덩치가 상당히 크고 위압적이었다. 지금 이수민은 팔짱을 낀 채로 앞에 있는 조현걸을 성가시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도범도 이수민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고 있음을 느꼈다.
“내가 너를 혼내게 하지 마! 저 남자가 한 말이 맞아. 넌 너무 욕심이 많아! 작은 혼천정을 하나 부수면 안 돼? 굳이 저 큰 것을 부수려고 하다니, 본인이 정말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저 혼천정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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