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어의는 놀라 혼비백산하여 엎드려 이원을 말렸다.
“전하! 아니 되옵니다! 전하의 옥체는 만금과 같아 나라의 근본과 직결되어 있사옵니다! 이런 사술은 옥체를 해치나이다. 소신은 죽어도 감히 따를 수 없사옵니다!”
“짐이 말했을 텐데, 짐의 것을 쓰라 하지 않았느냐.”
이원이 다시 말했다. 말투는 단호하여 물릴 여지가 없었다.
“더 말할 것 없다. 즉시 준비하라. 이 자를 살리지 못하면 너도 함께 묻힐 것이다. 오늘 일 또한 한 글자라도 새어나가면 삼대를 멸하겠다.”
어의는 얼굴이 백지처럼 질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이후 이레 동안 이원은 병환을 핑계로 사람을 물리며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날마다 어의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심장 가까운 곳에서 뜨거운 선혈 한 사발을 취했다.
피를 낼 때마다 저승의 문턱을 넘나드는 듯했다. 극심한 고통과 기운이 빠짐, 서늘한 한기, 흐려지는 의식에도 이원은 이를 악물고 신음 한 번 흘리지 않았다.
그의 눈앞에는 송유서가 심하진의 검을 끌어안고 있던 모습과 그 황량하고 절망적인 눈빛이 떠올랐다.
이원은 송유서를 그렇게 둘 수 없었던지라 그녀에게 빚진 것과 심하진에게 빚진 것은 자신의 심두혈로 갚고자 했다.
이레째 되는 날, 마지막 한 사발의 피가 취해졌다.
이원의 얼굴은 누렇게 뜨고 숨결은 가늘어 손을 들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어의는 늙은 눈에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피를 약에 섞어 심하진에게 먹였다.
기적처럼 심하진의 맥이 서서히 힘을 되찾았고 얼굴에 드리웠던 사색 또한 걷히기 시작했다.
이원은 그 소식을 듣고 창백한 얼굴에 아주 옅은 해방에 가까운 미소를 띠었다. 그는 남은 힘을 모아 어의에게 일렀다.
“그녀에게는 알리지 말라... 짐이라는 것을.”
어의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하진은 반 달 동안의 혼수 끝에 마침내 눈을 떴다. 송유서는 그의 침상 곁으로 달려가 소리를 잃고 울었다. 아이처럼 서럽게.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심하진은 힘겹게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유서야...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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