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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깨어났어?” 잠시 시선이 마주친 후, 권서아는 눈에 서려 있던 거부감을 지워내고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도균 씨, 나 생각 정리 끝났어요. 나, 나 평생 당신 곁에 머물래요.” 김도균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칠흑처럼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권서아의 얼굴을 훑으며 살폈다. “진심이야?” 권서아는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밤새 생각 많이 해봤어요. 밖은 자유로울지 몰라도, 당신 곁에 있는 것만큼 안락하진 않을 것 같아요.” 김도균의 눈에 의구심이 가시지 않자 권서아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곁에 있는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요. 앞으로 배수진에게 선물하는 건 뭐든 나한테도 줘야 해요. 그것보다 더 비싸고 더 좋은 걸로요.” 김도균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뗐다. “네가 말한 조건이 겨우 그거야?” “그리고 약속해 줘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나여야만 해요. 약속해요, 그 여자를 사랑하면 안 돼요!” 권서아는 몸을 일으켜 김도균의 손을 맞잡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진지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당신이 결혼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내 곁에 있어 줘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버려두면 안 돼요. 매 순간 나만 생각하란 말이에요. 심지어 결혼식장에서도 당신 마음속엔 나 하나뿐이어야 해요!” 김도균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를 띠었다. “그럼 갑작스러운 회의나 급한 접대 자리가 생기면?” 권서아는 입술을 살짝 내밀었는데 조금은 불만스러운 듯하면서도 마치 애교를 부리는 것 같았다. “그럼 나를 데리고 가요. 모든 사람이 당신이 내 거라는 걸, 오직 나만의 남자라는 걸 알게 할 거예요!” 그녀의 강렬한 소유욕을 본 김도균은 의심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미간을 찌푸리며 곤란한 척 연기했다. “자기야, 알잖아. 난 곧 결혼해. 어떤 자리에는 널 데려가기에 적절하지 않아.” 그 말에 권서아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김도균의 품으로 확 뛰어든 그녀는 그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난 몰라요! 내가 아는 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거고, 단 한 순간도 당신과 떨어지기 싫다는 것뿐이에요.” 김도균은 품에 안긴 가녀린 여인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속눈썹을 낮게 드리운 채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권서아의 몸을 느낀 그의 마음은 시리고도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김도균은 권서아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그의 입가에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고 이내 낮게 읊조렸다. “나도 사랑해. 영원히 널 떠나지 않을 거야.” 그 후 며칠 동안, 그는 정말로 계속 권서아의 곁을 지켰으며 쇼핑, 여행, 모험... 권서아가 하고 싶어 했던 모든 것을 함께해주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결혼식 당일이 되었다. 이른 아침, 예복으로 갈아입은 김도균은 아쉬운 듯 권서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떠나려 했다. 그때 권서아가 그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도균 씨, 보내기 싫어요.” 김도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착하지. 그냥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야. 금방 돌아와서 같이 있어 줄게.” 권서아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웅얼거렸다. “당신이 가면 이 넓은 별장에 나 혼자 남잖아요. 즐길 거리도 하나 없고, 혼자 있기 싫어요...” 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고 붉어진 눈으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당신 곤란하게 하기 싫어요. 어서 가 봐요.” 김도균은 안쓰러운 마음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그러더니 양복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권서아 앞에 내밀었다. 권서아는 머뭇거리다가 손을 뻗었지만 그는 바로 놓지 않고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 “자기야, 혼자 집에 있으면 심심할 거야. 휴대폰 돌려줄 테니까, 시간 때우는 용도로만 써. 하지만 다른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는 권서아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설령 딴생각을 한대도 소용없어. 여긴 인천이야. 내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널 여기서 데려갈 수 없어.” 말을 마친 그는 권서아의 뺨에 입을 맞추고 방을 나섰다. 바깥에서 차가 멀어지는 소리가 들려오자마자 권서아의 눈에 가득했던 서러움은 순식간에 씻은 듯 사라졌다. 그녀는 지체 없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원을 켜자마자 아버지와 오빠에게서 온 수많은 부재중 전화가 쏟아졌다. 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가자마자 전화가 연결되었고 이내 배기훈이 다급한 목소리로 들려왔다. “서아야, 드디어 전화를 받았구나!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돼서 네 오빠랑 내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몰라!” 뒤이어 배현기의 절박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서아야, 너 지금 어디야? 혹시 위험에 처한 거야? 당장 말해!” 아버지와 오빠의 걱정 어린 목소리에 권서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울먹이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자신이 감금당했던 상황을 모두 털어놓았다. 말을 마치자 전화기 너머의 두 사람은 펄쩍 뛰며 화를 냈다. “서아야, 아빠가 경호원들을 보냈어. 곧 도착할 거야. 나랑 네 오빠도 지금 헬기 타고 갈 테니까, 반드시 그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기훈이 보낸 경호원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창문을 통해 들어와 권서아의 발목에 채워진 위치 추적기를 신속하게 풀어냈다. “아가씨, 지금 바로 이곳을 벗어나시죠.” “아니요,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권서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저를 김씨 가문의 결혼식장으로 데려다주세요.” 그녀는 김씨 가문 사람들이 자신들이 며느리로 맞이하는 자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과연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똑똑히 지켜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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