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젊은 남녀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보통 연인 사이일 터였다.
양현호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우야, 이쪽이 네가 말한 감독이야? 생각보다 예쁜 아가씨네. 그래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추천한 거야?”
단정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가 추천한 이유는 훌륭한 감독님이기 때문이에요.”
“훌륭한 감독이라... 세상에 좋은 감독이야 많지. 그리고 널 캐스팅하려는 사람도 한둘이 아닌데, 그중 누구한테 제대로 된 태도를 보여준 적 있었나?”
그는 손짓하며 말했다.
“일단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양현호는 앞장서 걸으며 무심하게 강하나에게 던지듯 말했다.
“자네 시나리오 읽어 봤는데 아주 평범하더라고.”
“...”
강하나는 아직 자기소개도,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시작부터 이런 일격을 맞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비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선배님, 각본은 장연우 작가가 쓴 거예요...”
“누가 썼든 상관없어. 평범한 건 평범한 거지.”
양현호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을 생각도 없이 단칼에 잘라버렸다.
“노인과 청년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 해외에서 이미 질릴 정도로 많이 만들어졌어. 수상작도 여러 편 있지. 그런데 자네가 그 작품들을 뛰어넘겠다고? 상을 받겠다고? 그럴 확률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 낮아.”
강하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저는 누군가를 뛰어넘겠다는 생각도, 상을 받겠다는 생각도 한 적 없어요. 이 작품은 장연우 작가가 실제 주변 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거예요. 다른 영화들을 참고하지도 않았고요. 우리 목표는 단 하나예요. 이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잘 만들어내는 겁니다.”
양현호는 그녀의 말을 끊어버리듯 손을 휘저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런 거짓말은 좀 하지 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감독이라면 당연히 상을 받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강하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단순히 상을 받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었다.
강하나가 막 반박하려는데 양현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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