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장
이복형에게 지고 싶지 않은 박지헌의 욕심 때문에 그녀의 명예를 희생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었다.
‘아직도 내가 본인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보지?’
“지헌 씨, 우리 이제 곧 이혼할 거야. 이정 그룹이 어떻게 되든 나랑은 이제 상관없는 일이라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을게. 직접 해명할 거야 말 거야. 못 하겠다면 나도 내 방식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
단호한 강하나의 말에 박지헌 역시 이를 악물었다.
“지금 온 세상 사람들이 날 비난하고 있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건 너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 곁을 지키는 게 서다은이라니.”
“뭐야? 그 의외라는 말투는? 두 사람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잖아. 당신 곁에 있는 게 당연하잖아?”
차갑게 대답했지만 강하나의 마음 역시 편치 만은 않았다.
3년간 그를 위해 헌신했던 건 어느새 까맣게 잊은 박지헌이 원망스러웠다.
“직접 해명 안 할 거야?”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정말 너무한다 너...”
박지헌의 말에 강하나는 기가 막혔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강하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지금 너무한 게 누군데...’
이정인과 대응안을 상의하려던 그때 차수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하나 씨, 축하드려요. 지분 매매 성공했어요.”
‘팔렸다고? 하필 지금?’
“누가 매입한 거죠? 자금은 입금되었나요?”
강하나가 다급하게 물었다.
이정 그룹의 지분 17%, 주주총회에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높은 지분율을 가진 주식을 단번에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반적인 거래는 불가능할 거라 생각해 이정 그룹 주주들과 협상을 하려던 참이었다.
게다가 이어지는 악재로 이정 그룹의 주가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정 안 되면 헐값에 박정재에게 파는 것까지도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팔리다니.
“이 바닥에선 나름 큰손인 분이세요. 원가 그대로 매입하셨어요. 게다가 이정 그룹 대주주들까지 전부 설득하셔서 박 회장님도 어쩔 수 없이 오케이하셨고요.”
차수진의 목소리는 어딘가 상기되어 있었다.
“자금도 전부 입금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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