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장
강하나는 얼른 잔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러나 다시 잔을 받아 한 모금 들이켰을 때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번에 마신 건 순수한 물이었다.
“이게 정말 소주라고요? 이건 소주가 아니잖아요! 술맛이 하나도 안 나는데?”
단정우는 그녀의 잔을 가져가 한 모금 마시더니, 곧바로 숨이 막힌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렇게 독한 소주를 두고 술맛이 안 난다고 하다니, 하나 씨 취하긴 했나 보네요.”
그의 연기가 너무나도 그럴듯해서 원래도 정신이 몽롱했던 강하나는 순간 멍해졌다.
‘진짜 소주 맞나?’
그녀는 다시 몇 모금을 더 마셔봤지만 여전히 술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그가 말한 것처럼 갑자기 너무 많이 마셔서 감각이 둔해진 걸까?
‘이미 마비된 거라면 그냥 실컷 마셔야지.’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잔을 연이어 비우며 빈 잔을 계속 단정우에게 내밀었다.
단정우는 그녀가 뜨거운 물을 마시면서도 이렇게 비장한 모습을 보이자 어이없으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며 결국 따뜻한 물 한 주전자를 전부 따라주었다.
그녀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난 후 그는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한 병 전부 다 마셨네요.”
강하나는 불그스름해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진짜 소주 한 병이랑 와인 한 병을 다 마셨다고요? 이건 신기록이에요.”
예전에는 와인 두세 잔도 채 못 마셨고 그마저도 잔 바닥에 살짝 담긴 정도의 양이었다.
‘내 주량이 이렇게 좋았어?’
단정우는 굳이 그녀의 착각을 깨뜨리지 않고 맞장구쳤다.
“그럼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마음껏 취해서 난리 쳐도 돼요. 술 취한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이해되는 거잖아요.”
“그래요?”
강하나는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눈썹을 찌푸렸다.
“그럼 제대로 취해볼까요?”
단정우는 테이블 위를 정리하며 그녀를 흘끗 바라봤다.
“어떻게 할 건데요?”
“음... 일단 박지헌한테 전화해서 한바탕 욕할 거예요.”
강하나는 핸드폰을 꺼내더니 진짜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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