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양희지는 얼굴에 깨달음이 떠올랐다. 처음 서지수를 봤을 때부터 그녀는 서지수가 풍족하게 자랐을 거라 생각했다. 피부는 투명하게 뽀얗고 기품이 뛰어났으며 어떤 일에도 담담했다.
“앞으로 회사에서 함부로 험담하지 말아요.”
소유리는 그녀가 이해한 듯 보이자 조용히 덧붙였다.
“지수 말도 일리가 있어요.”
“알겠어요.”
양희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지수는 소유리가 자신의 가정사를 폭로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병원에서 돌아온 뒤, 그녀는 양희지의 시선이 조금 이상해졌다는 걸 느꼈지만 일에 파묻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백여진이 틈을 내어 말했다.
“지수 씨, 반나절 비워서 회식 날짜 좀 골라요.”
“네?”
“부서 회식이에요. 새 동료가 들어오면 늘 모여요.”
“팀장님, 안 가면 안 될까요?”
지난번 식사 이후로 서지수에게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가능해요.”
백여진은 사실대로 말했다.
“하지만 회식에 가면 반나절 휴가가 주어지고 비용도 회사에서 부담해요. 전부터 다들 지수 씨가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묻더라고요.”
서지수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모두 모이고 싶어 하는 이유는 회식 자체가 아니라 그 반나절 휴가 때문임이 분명했다. 가끔 회사 복지가 지나치게 좋아서 곤란했다.
“정말 가기 싫으면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를 댈게요.”
백여진은 그녀의 난처함을 알아차렸다.
“그럼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거예요.”
서지수의 눈이 잠시 빛났다.
“그럼 팀장님, 부탁드릴게요.”
백여진은 팀장이자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자라, 그녀의 말은 무게가 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백여진이 막 그 이야기를 전한 참인데, 소유리가 단체 채팅방에 공지를 올렸다. 창립 기념식이 다음 주 수요일에 열리니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 월요일에는 부서 단합 행사, 화요일에는 신입 환영 회식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는 ‘행사 장소로 고급 별장을 빌렸다’라는 문장이 붙었다.
이 소식을 본 단체방은 들떠서 난리가 났다. 출근 안 하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으니까.
서지수는 절망했다. 이성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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