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엄마가 안 좋아할 거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해요? 아저씨는 말로만 엄마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모양이네요?” 진하늘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고 동그란 눈에는 확실한 반감이 담겨 있었다. 진수혁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아이가 그런 포인트를 캐치할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 “어쨌든 나는 이 일을 엄마한테 말할 거야.” 진하늘은 그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 나도 엄마한테 얘기할 거예요.” 진수혁은 다시 물었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아저씨를 멀리하겠죠? 그냥 영원히 아저씨로만 남게 될 거예요.” “그게 지금과 뭐가 다르지? 엄마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 외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엄마한테 그런 부정적인 얘기만 할 거야?” 진수혁은 몸을 낮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의미심장한 말을 이어갔다. “너도 말만큼 엄마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모양이네.” 진하늘은 반박하려 했지만 자신이 그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젠장.’ ’아빠가 너무 말을 잘하는 것도 문제네.’ 진하늘은 작은 머리를 빠르게 굴리더니 한참 후에야 한 마디를 짜냈다: “이러다간 아저씨는 아들 하나 잃을 거예요.” “괜찮아, 어차피 넌 나를 아빠로 인정하지 않잖아.” 진수혁의 깊고 맑은 눈에는 약간의 흥미가 차올랐고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무덤에 잡초가 엄청 많이 자라도 아무도 치워주지 않을 거예요.” “나는 죽기 전에 모든 걸 준비해 둘 거야. 그때는 네가 내 무덤에 오려고 해도 줄을 서야 할 걸?” 진하늘은 할 말을 잃었다.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는 세상이니 진수혁의 말대로 사람을 고용하여 제사를 지내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더 할 말 있어?” 진수혁은 매우 부드러운 말투로 천천히 말을 이었다. “없으면 순순히 항복하고 방금 본 것, 들은 것, 알게 된 것 전부 잊어버려.” “내가 아저씨한테 질 것 같아요?” 매우 진지하게 묻는 진하늘의 모습에 진수혁은 이성적으로 답했다. “적어도 지금은.” “나를 아무리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