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표정이 왜 이래?”
고준석은 진수혁의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지만, 진수혁은 대꾸하지도 않았다.
서지수가 소유리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당시 그의 조건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소유리가 떠날 때 한 말을 보면 앞으로 서지수를 괴롭힐 것 같은데.”
고준석은 말머리를 돌렸다. 그는 진수혁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소유리와 얘기할 꺼야?”
고준석은 얇은 입술을 열었다.
“무슨 얘기?”
“서지수를 괴롭히지 말라고.”
고준석은 이성적으로 분석했다.
“서지수는 이미 너와 이혼하려고 결심했고 너에게도 미련이 없는 것 같은데 소유리가 찾아가는 건 괜한 짓을 하는 거잖아.”
진수혁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주변의 온도가 한순간에 몇도 내려가는 것 같았다.
고준석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말이 사실이잖아? 왜 또 화를 내고 그래?’
“상관하지 않을 거야. 무슨 사고를 쳐도 내가 있으니까.”
진수혁은 차갑고 기분을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고준석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네가 말한 사람은 소유리 아니면 서지수야?”
“누구겠어?”
진수혁은 느긋하게 말했다.
“너 혹시 여기에 문제라도 있어?”
고준석은 머리를 가리키면서 어이가 없는 듯이 말했다.
“너 소유리 때문에 서지수와 이혼하게 됐고 소유리가 서지수를 괴롭히겠다고 하는데 도와주겠다고?”
“난 내 사람의 편만 들어줘.”
진수혁은 말을 바꿔서 말했다.
고준석은 그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소유리가 서지수를 찾아가는 것은 네가 자꾸 서지수의 삶에 개입해서 그런 거잖아.”
“그래서?”
진수혁의 말에 고준석은 얼떨떨해졌다.
‘그래서가 뭐야 그래서, 이게 정상인이 할 수 있는 짓이야?’
“이건 서지수의 선택이야.”
진수혁은 어느 순간보다 더 까매진 눈으로 감시카메라에 담긴 사람을 바라보았다.
“괴로움을 당하기 싫으면 날 찾아오면 되잖아. 내가 물러설 여지를 남겨줬으니까.”
진수혁의 말에 고준석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
저런 여지는 궁지와 무슨 차이가 있지?
머리가 정상이고 자존심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궁핍하게 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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