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다음 날 새벽 6시, 차량은 시간에 맞춰 정확히 출발했다.
문도준은 차에 올라타 서나연에게 뜨끈한 두유와 찐빵을 쥐여줬다.
“빨리 드세요. 가는 동안 식을 수도 있으니까.”
차가 비포장도로에 들어서자 그는 운전대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지형 구조도를 펼쳤다.
설명이 점점 열을 띠던 순간, 그는 서나연의 손을 덥석 잡아 도면을 짚으며 말했다.
“여기, 이 선이 보여요?”
문도준의 손은 따뜻했지만 서나연은 귀까지 빨개져 조용히 손을 빼냈다.
점심 조사 때, 문도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안전 로프를 잡아 매주며 말했다.
“여기 지형은 제가 잘 아니까 옆에 딱 붙어서 오세요.”
유재민도 같이 가려했지만 반대편 지층 확인하라는 팀장의 호출이 떨어져 방향을 바꿨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휴식 시간이 되자 문도준은 배낭에서 작은 과일 도시락을 꺼냈다.
“이거 드세요. 이런 데서는 비타민이 금값이니까.”
그는 포크로 멜론 한 조각을 집어 서나연 입에 가져다 댔다.
문도준의 눈은 별처럼 반짝였고 서나연은 짧은 망설임 끝에 고개를 숙여 한입 물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던 유재민은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다가 다가가서 이런 말을 내뱉었다.
“나연아, 초기 데이터를 몇 가지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 시간 되지?”
그러자 문도준이 바로 끼어들었다.
“일단 밥부터 먹고 해요.”
하지만 유재민은 벌써 기록부를 펼쳐 한 곳을 짚으며 반박했다.
“여기 산성도 값이 잘못됐어요.”
그는 거의 둘 사이에 끼어들 듯 몸을 밀어붙였고 문도준은 과일 상자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뭐 도망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왜 이렇게 급하세요? 혹시 아까 뭔가 놓친 거라도 있으신 거예요?”
“보고는 정확하게 해야죠.”
유재민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지만 문도준은 웃으며 받아쳤다.
“그건 당연하죠. 그런데 굶은 상태에서 소수점 잘못 읽으면 그게 더 문제예요.”
서나연은 들고 있던 포크를 놓고 기록부를 건네받았다.
그러자 문도준은 자연스럽게 그녀 뒤쪽 바위에 한쪽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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