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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구민석의 목소리는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미정이가 너에게 말하지 않은 건 네가 그 사실을 알면 죄책감에 시달릴까 봐서야. 미정의 그 걱정을 나도 이해한다. 그래서 나도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너희 엄마에게조차 말하지 않았어. 시헌아, 염미정은 너를 살리려고 자기 목숨을 내던졌고 심지어 아이까지 잃었어. 그런데 너는? 한 남자로서 미정에게 직접 사실을 물을 용기조차 없었단 말이야? 내가 이런 아들을 두었다니!” 김선아 역시 눈이 붉어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염미정이 그런 큰 고통을 겪고 있었다니. 며칠 전에 나는 오히려 그 애가 아이를 못 가진다고 뭐라고 했는데...” 구시헌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입술은 떨렸고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니에요! 저는 믿을 수 없어요! 그 아이는 제 아이가 아니에요, 절대 그럴 리 없어요!” 구민석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믿지 않는 건지 아니면 네가 미정이와 아이를 간접적으로 죽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두려운 건지, 그 중 어느 쪽이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구시헌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염미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버님, 혹시 언니가 아버님을 속인 걸 수도 있어요. 만약 그 아이가 정말 시헌 오빠의 아이였다면 언니는 그냥 솔직하게 말했을 거예요. 그러면 시헌 오빠는 언니를 더 아꼈을 텐데요.” 구민석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건 네 생각일 뿐이지 염미정의 생각이 아니야.” 더 크게 화를 내며 김선아가 말했다. “염미주, 지금 우리는 시헌이와 이야기 중이야. 네가 끼어들 자리는 없어.” 염미주는 말문이 막혀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는 그저 언니가 두 분을 속일까 봐 걱정돼서...” “누가 우리를 속이고 누가 진심인지 우리는 다 알고 있어!” 김선아는 손짓하며 경호원을 불렀고 염미주를 가리키며 명령했다. “이 쓸데없는 여자는 당장 끌어내!” 염미주는 급히 구시헌의 손을 붙잡았다. “시헌 오빠! 언니는 오빠를 배신했어요. 오빠에게 진심인 사람은 오직 저뿐이에요!” 하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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