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화
“보여 줘.”
윤소율은 그의 손길을 밀어내고 조심스레 거즈를 떼어냈다. 드러난 상처를 본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어쩌다... 이렇게 깊게 물린 거야?”
기남준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아이처럼 얼굴을 품에 파묻었다.
사실 기운재가 남긴 자국은 그리 깊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오기 전, 일부러 소독한 바늘로 상처를 더 파냈다. 비열하다 해도 상관없었다. 단 한순간이라도 그녀의 눈빛에 걱정이 스쳐 지나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산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윤소율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조심스러운 떨림, 눈빛에 묻어난 안쓰러움... 그는 그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약 다시 발라 줄게. 벌써 피가 번지고 있어.”
윤소율이 약통을 꺼내려 몸을 돌리자, 기남준은 그녀를 놓지 않았다.
“잠깐만. 그냥 이렇게 안고 싶어.”
“기남준...!”
“조금만.”
그의 목소리에는 집착과 허기가 뒤섞여 있었다.
지난 이틀 동안 그는 한순간도 편히 눈을 붙이지 못했다.
한도윤을 움직여 서이안을 돌보게 하고 임채은이 고용한 자객 둘을 처리했으며 꼬박 이틀 밤을 새웠다. 거기에 기운재의 병세가 도지자 또다시 수백 cc의 피를 내줬다. 몸은 바싹 말라 있었고 안색은 종이처럼 창백했다.
그는 사실상 기운재의 ‘피 저장소’였다. 끝없는 채혈은 결국 저혈압과 탈진만 남겼다.
“약부터 발라 줄게. 이러다 곪겠어.”
윤소율은 애써 부드럽게 달래듯 말했다.
그제야 그는 느릿하게 손을 풀었다.
윤소율은 소독액을 면봉에 묻혀 상처를 닦았다. 붉은 피가 다시 배어나왔다.
“기운재는 도대체 왜 그래? 매달 수혈까지 받으면서 왜 자꾸 발작을 하는 거야? 혹시 광견병이라도 옮은 건가 걱정돼. 차라리 예방주사라도 맞는 게 낫지 않을까?”
기남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설마 그걸 걱정하는 거야?”
“아니, 자꾸 물어 대니까 그렇지! 지난번에도 그랬잖아. 그 병 정말 나을 수 있긴 해?”
“그건 중요하지 않아.”
목소리는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차라리 병이 영영 낫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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