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윤소율은 눈앞의 광경에 숨이 막혔다.
두 사람이 몸을 부딪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크루즈 위에서도 난투극을 벌였지만, 지금은 그때와 결이 달랐다. 기 싸움이 아니라, 살벌하게 주먹이 오가는 진짜 싸움이었다.
평소 기남준의 힘은 서현우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째 이어진 채혈과 탈진 탓에 몸이 기울어 있었다. 그대로라면 기남준이 먼저 크게 다칠 게 뻔했다.
윤소율은 그것이 걱정인지,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한심해서인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이토록 사납게 맞붙는 꼴이 어처구니없을 뿐이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할 거야!?”
마침내 그녀가 폭발했다. 소파 위 쿠션을 낚아채 두 사람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부드러운 쿠션이 절묘하게 그들을 떼어놓았다.
“싸우려면 나가서 싸워! 내 집에서 난장 피우지 말고 둘 다 꺼져!”
윤소율은 쿠션을 마구 던져대며 두 남자를 현관으로 몰아붙였다.
“계속 싸워! 끝장을 보든가, 둘 다 반죽음이 되든가, 맘대로 해!”
마침내 현관 밖으로 몰아내고 문을 쾅 닫았다. 잠금장치까지 걸고는 돌아보지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복도에는 상처투성이 두 남자만 남았다.
기남준의 광대뼈엔 퍼런 멍이 번졌고 입술은 터져 피가 배어 나왔다. 서현우는 얼굴에 큰 상처는 없었지만 붉게 부은 주먹이 그가 얼마나 맞부딪혔는지 증명했다.
기남준은 억울하다는 듯 서현우를 흘겨보다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나 터진 상처가 당겨 표정은 찡그려졌고 숨만 거칠게 뱉어냈다.
그는 분노와 억울함이 뒤엉킨 채 문을 두드리며 투정을 부렸다.
“소율아, 서현우만 내쫓으면 됐지, 왜 나까지 내보내?”
안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소율아? 너 너무하다. 나 하루 종일 밥도 못 먹었어. 밥도 안 해주더니, 이젠 문밖에 세워?”
그 목소리는 성인 남자가 아니라 투정을 부리는 아이 같았다.
서현우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분명히 말했을 텐데. 꺼지라고.”
기남준은 피식 웃었다.
“네 아들 목숨을 살려준 사람한테 이게 할 소리냐?”
“구명 은인?”
서현우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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