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윤소율이 말했다.
“저는... 정말 가르쳐줄 수가 없었어요. 소영 씨가 연기에 대해 묻긴 했지만, 제가 알려줄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그러나 그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뭘 ‘가르쳐줄 수 없다’야, 그냥 가르치기 싫었던 거잖아!”
“싫으면 싫다고 솔직히 말하지, 왜 돌려 말하면서 사람을 깎아내려?”
“맞아, 연기 잘한다고 다 대단한 거야? 같은 작품 찍는 배우끼리 서로 묻고 배우는 게 뭐가 문제라고 꼭 그렇게 무시해야 했냐고!”
여럿이 모여 있으니 평소엔 선배 눈치만 보던 신인 배우들도 용기를 내어 덩달아 비난을 퍼부었다.
윤소율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저는 제 얘기를 했을 뿐이에요. 데뷔할 때부터 줄곧 주인공만 맡아왔고 조연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조연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오히려 채은 씨가 더 잘 알지 않을까요? 이번 작품에서도 조연을 맡으셨으니까 소영 씨한테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현장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 말엔 흠잡을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듣는 이들의 마음 한구석을 건드려 자존심을 쓰라리게 했을 뿐이었다.
윤소율이 덧붙였다.
“연기는 전문 분야지만, 주인공과 조연은 접근 방식이 다르잖아요. 저는 조연 연기는 정말 몰라요.”
몇 년째 조연만 맡아온 배우들의 표정엔 불만이 어려 있었다. 억울했지만, 동시에 부정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군중 속에서 목소리가 터졌다.
“그럼 ‘소영 씨는 절대 못 뜬다’는 말은 또 뭐예요?”
윤소율은 억울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저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소영 씨가 제 얼굴 어디서 성형했냐고 물었고 자기도 똑같이 하고 싶다고 하길래 억울했던 거예요! 제 얼굴은 그냥 타고난 건데, 저더러 성형외과를 소개해 달라니요. 제가 어떻게 아무 병원이나 막 추천할 수 있겠어요?”
그 당당한 태도는 마치 순백의 빛처럼 청아해 보였다.
윤소율의 연기는 놀라웠다. 눈물은 원하면 바로 흘러내렸고 어떻게 울어야 사람들이 더 불쌍히 여길지 누구보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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