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이렇게 된 이상... 그래. 이렇게 된 이상...’
“현우 오빠, 오빠가 날 배신한다면 그땐... 나도 정말 무섭게 변할 거야.”
임채은은 자신의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그녀는 바로 그 손으로 예전에 윤서린의 아이를 직접 죽였다.
파랗게 질린 얼굴, 울음과 떨림, 그리고 점점 작아지던 그 숨소리까지 임채은은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나중에 임채은은 그 아이를 까만 쓰레기봉투에 담아 아무 데나 버렸다.
서현우와 결혼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었다.
서이안를 남겨둔 것도 결국 서현우를 옭아매기 위해서였다.
만약 그 아이마저도 아무 쓸모가 없다면 결국 다른 아이처럼 내쳐질 뿐이었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임채은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았다.
‘윤서린을 겨우 치워냈더니 또 윤소율 같은 여자가 나타나다니... 내 길을 막는다면 누구든 다 끝장내고 말 거야.
...
피팅룸.
윤소율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매장 매니저가 커튼을 조심스레 걷어주자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왔고 서현우는 창가에 서 있었다.
어둡고 짧은 머리가 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서현우는 표정이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대표님.”
매니저가 조용히 일러주었다.
“소율 씨가 드레스 다 입으셨습니다.”
그러자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시선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윤소율은 검은색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오묘하게 그러데이션 된 실크 원단에 바닷빛 레이스가 섬세하게 장식된 디자인이었다.
겉보기에 단정하고 절제된 실루엣이지만 곳곳에 들어간 디테일 하나하나가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허리선이 강조된 디자인이었기에 아무나 소화할 수 없었고 완벽한 몸매가 아니면 입기 불가능한 드레스였다.
윤소율은 머리도 말끔하게 올려 묶었고 뒤통수 아래로 살짝 머리카락 한 가닥만이 내려와 있었고 귀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귀걸이가 은은하게 반짝였다.
화장은 거의 하지 않은 듯 옅었지만 오히려 그 맑고 투명한 얼굴이 돋보였다.
“대표님?”
윤소율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