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화
서시원이 갑자기 물었다.
“미망인이 무슨 뜻인지 아니?”
서현우가 대답했다.
“몰라요.”
“부부 중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한쪽을 두고 하는 말이지. 몸은 살아 있어도, 마음은 이미 죽었다는 뜻이야.”
서시원은 말을 이었다.
“마음속에 무덤 하나 파놓고 그곳에 미망인을 모시는 거란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했다면 그 사람을 잃은 순간 나머지 한 사람의 마음도 함께 죽는 법이지.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의 최후의 경지란다.”
서현우가 물었다.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서린이가 죽었을 때 너는 슬프지 않았냐?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더냐?”
서현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아니요. 왜 슬퍼해야 하죠? 슬퍼한다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닌데.”
서현우는 오직 목적 달성만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과정은 무의미했고 결과 없는 것은 공허했다. 슬픔이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없다는 냉엄한 진실 그는 그것을 몸소 체득하고 있었다.
서시원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왜 서린이 방은 아직도 그대로 둔 거냐? 먼지 한 톨 없이 깨끗이 청소해 둔 이유가 뭐지?”
서시원이 막 귀국했을 때였다. 위층으로 올라가다 우연히 윤서린이 쓰던 방을 지나게 됐는데 도우미가 청소하고 있었고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방은 생전 그때와 다름없이 정리되어 있었다.
당시 도우미의 말이 도련님께서 수년째 그 방을 그 상태로 유지하라 지시하셨다고 했다. 방 안의 물건을 함부로 버리거나 먼지가 쌓이지 않게 하라는 지시였다.
서현우는 아무 대꾸하지 않았다. 서시원이 그쪽으로 한 걸음 다가서며 말을 이었다.
“현우야, 예전에는 네가 천성이 냉정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정말 냉정한 자가 죽은 지도 오래된 사람의 유품을 아직 고이 간수하고 있을까?”
제대로 된 절차라면 장례 때 모두 불에 태워야 할 것들이다. 그런데 서현우는 그 모든 것을 고스란히 보관했고 먼지 한 톨 앉지 못하게 했다.
“보아하니 넌 서린이를 사랑했어. 너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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