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윤소율이 고개를 들어보니 임채은에게 랍스터 껍질을 까주는 서현우가 눈에 들어왔다. 유난히 선이 분명하고 예뻤던 그의 손은 뚜렷한 마디를 뽐냈다.
엄지손가락에는 가문의 전통 반지가 있었고, 새끼손가락에는 우아한 디자인의 다른 반지가 걸려 있어 묘한 아름다움을 풍겼다.
남자의 손이 여자의 손보다 예쁠 수 있다는 사실을 윤소율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서현우는 손질한 랍스터 살을 임채은의 그릇에 조심스레 올려주었다.
“이제 다 봤나?”
기남준이 손을 뻗어 윤소율의 턱을 움켜쥐더니 그녀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려 버렸다.
그는 윤소율이 자기 앞에서 다른 남자에게 시선을 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물며 그 남자가 서현우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이윽고 그들이 시킨 메인 요리도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기남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장갑을 끼더니 윤소율의 랍스터 껍질을 까주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겉으로는 꽤 침착해 보였지만 기남준은 분명 화가 난 상태였다.
남들 앞에서는 항상 가볍게 굴며 여자들과 어울려 다니곤 했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기남준의 겉모습일 뿐이었다.
그는 오로지 윤소율에게만 마음을 쓰고, 그녀의 사랑을 갈구했다.
어젯밤에 서현우와 윤소율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기남준은 여전히 질투 중이었다. 지금 이렇게 밀려오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대단한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윤소율은 기남준의 그런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유독 소유욕도 강하고 집착도 심한 남자였다.
이런 점에서 기남준은 서현우와 닮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전형적인 편집증 환자 같은 집착을 보였다.
기남준은 다 깐 랍스터 살을 윤소율의 앞에 내밀어 주었다. 윤소율은 탄탄하고 쫄깃한 그 랍스터의 살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내가 까준 게 맛있어, 아니면 서현우가 까준 게 맛있을 것 같아?”
기남준이 불쾌한 눈빛으로 물었다.
잠시 멈칫하던 윤소율이 대답했다.
“그 사람이 까준 건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기남준은 장갑을 벗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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