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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완결

유승현은 사형을 선고받았고 판결은 즉시 집행되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가게에서 꽃꽂이하고 있었다. 연예계를 떠난 뒤, 나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꽃집을 차렸다. 규모는 작았지만 아주 평온했고 매일 꽃과 함께하며 느릿하고도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사장님, 이 리시안셔스 꽃다발로 주세요.”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권지호가 꽃들 사이에 서 있었다. 석 달간의 정직 기간이 끝나고 오늘 복직한 그는 경찰 제복을 차려입었고 어깨 위의 계급장은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법의관님, 퇴근하셨어요?” 나는 활짝 웃으며 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네.” 권지호는 꽃을 건네받으며 다른 손은 자연스럽게 내 손을 맞잡았다. “지유 씨 데리러 왔어요.” 우리는 나란히 가로수길을 걸었다. 길가의 오동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었다가 다시 푸르러졌고 어느덧 또 한 번의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지유 씨.” “네?” “경찰청에서 행정직으로 옮길 생각 없냐고 묻더라고요. 매일 시체를 상대 안 해도 되고 안전하기도 하니까요.”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대답했는데요?” 권지호는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먼 곳을 응시했다. “거절했어요.” “왜요?” “반드시 누군가는 이 세상의 악을 파헤쳐야 하니까요.” 권지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예전엔 메스가 차갑고 사람 마음은 악독하다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고 상자를 열자 반지 하나가 들어 있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는 아니었다. 소박한 민무늬 반지였고 표면에는 복잡하고도 섬세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마치 어떤 생물의 맥락 같은 선들이 얽혀 있었다. “이건 내 갈비뼈로 만든 거예요.” 권지호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설명했다. 말투에는 권지호 특유의 조금은 오싹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서려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모형이죠. 내 여섯 번째 갈비뼈 모양을 따서 3D 프린터로 뽑아낸 티타늄 합금 모형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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