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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정말로 죽이려 했어요?

집에 돌아오니 이미 새벽 1시였다. 권지호는 거실 전등을 켜는 대신 플로어 스탠드 하나만 켜두었다. 은은하고 노란 불빛이 그의 그림자를 벽면 가득 길게 늘어뜨렸다. “여기 앉아요.” 그는 나를 소파에 앉혀두고 구급상자를 가지러 갔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전 방 안에서 메스를 들고 상대를 몰아붙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곳엔 여전히 결벽증과 강박증이 심한 평소의 권지호만 있을 뿐이었다. 그는 먼저 손부터 씻었다. 7단계 손 씻기 법으로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하게 문지르며 무려 3분 동안 손을 씻었다. 그리고 요오드 면봉과 반창고를 들고 다가왔다. “고개 들어봐요.” 권지호는 손가락으로 내 턱을 들어 올렸다. 동작은 한없이 부드러웠으나 거절할 수 없는 단호함이 실려 있었다. 갈색 약물을 머금은 면봉이 입가의 상처 위를 부드럽게 굴러갔고 따끔한 통증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윽...” 그 순간, 권지호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좀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상처 위로 바람을 살짝 불어주었다. 화끈거리는 피부 위로 시원한 공기가 스쳐 지나갔고 그의 몸에서 풍기는 특유의 박하 향과 섞여 심장이 요동쳤다. “조금만 참아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약간의 허탈함이 섞여 있었다. “아까 술병으로 사람 칠 때는 아픈 줄도 모르는 것 같더니.” 민망해진 나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말했다. “그건, 너무 몰아붙이니까 급해서 그랬던 거죠...” 권지호는 아무 말 없이 세심하게 입가의 상처를 치료하더니, 이번에는 내 손을 끌어당겼다. 유승현에게 붙들렸던 손목에는 멍 자국이 생겼는데, 하얀 피부 위에서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그는 한참 동안 그 멍 자국을 응시했고 그 눈빛은 속을 알 수 없을 만큼 어둡고 깊었다. “지호 씨?”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정신을 차린 권지호는 구급상자에서 소독약을 꺼냈다. “많이 아플 거예요, 참아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넓은 손바닥이 내 손목을 덮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손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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