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양문성은 내가 진짜 자기 아버지를 불러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던지라 따귀 한 대 맞고는 그대로 얼어붙어 말도 제대로 못 했다. 양진해는 곧장 내 앞으로 다가와 몹시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윤재야, 정말 미안하다. 지난번 네가 나한테 얼마나 큰 도움을 줬는지... 네가 아니었으면 그때 우리 집은 진짜 다 날아갈 뻔했지. 그 은혜를 꼭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또 우리 아들이 너한테 이렇게 폐를 끼치다니...” 양진해는 해성에서도 이름난 의리파였고 예전에 양가가 큰 위기를 겪었을 때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내가 임씨네의 인맥과 물류 라인을 써서 그의 화물을 안전하게 처리해 준 적이 있다. 그 일을 계기로 그는 나에게 크게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 역시 이런 빚은 웬만하면 쉽게 쓰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늘 같은 경우가 아니었다면 절대 그를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형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나는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양진해는 여전히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지난번에는 제대로 보답도 못 했는데 오늘은 자기 아들이 나한테 실수를 저질렀으니 마음이 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식, 아직도 정신 못 차리냐? 어서 와서 윤재에게 제대로 사과 안 해?” 양진해가 무섭게 눈을 부라리자 양문성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어쩔 수 없이 내 앞에 와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윤재 형님... 죄송합니다.” 나는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괜찮아. 큰 일도 아닌데 뭐.” 그러고는 다시 양진해를 바라봤다. “사실 저도 이제 임라 그룹을 나와서 이제는 제힘으로 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사업적으로 만날 일이 더 많을 겁니다.” 양진해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나온 거야?” 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제 나왔어요.” 양진해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잘했다! 진작 나왔어야지. 뭐 그리 대단한 곳도 아니고 임태경은 좀 하긴 해도 그 딸은 정말... 답도 없는 애지. 잘 나왔다, 정말 잘한 거다!” 나는 웃으며 얼른